사람이 살아가면서 흔들려선 되지 않는 것이 몇 가지 있습니다. 자신만의 신념이 그렇고 사랑하는 애인을 향한 내 마음이 그렇습니다. 그리고 사진이 그렇죠. 흔들려버린 사진은 보는 내내 마음을 불편하게 합니다. 시력이 나빠지는 느낌이에요. 그러다 쨍하게 초점이 맞은 사진을 바라보면 눈앞이 확 트이는 기분입니다.
갤럭시 줌2에 달린 커다란 렌즈를 본 사람들의 반응은 대부분 비슷합니다. ‘사진 잘 나와?’라고 말이죠. 그래서 오랜만에 친구들과 만난 자리에서 단체 사진은 언제나 제 몫입니다. 렌즈가 커다란 ‘제법 그럴싸한’ 카메라를 닮은 스마트폰을 갖고 있거든요. 찍는건 좋은데 그렇게 찍은 사진들이 전부 흔들려 흐릿한 사진뿐이라면 정말 큰 문제입니다. 다른 친구에게 보내줘야 하는데 정말 난감하지요.
그래서 오늘은 갤럭시 줌2로 흔들림 없는 사진을 찍는 방법을 고민해보려 합니다.
삼각대를 쓰면 되지요.
사진이 흔들리는 이유는 뭘까요? 셔터가 열려있을 때 카메라가, 혹은 피사체(찍으려는 대상)가 움직였기 때문입니다. 쉽게 예를 들어볼까요? 여러분이 스케치북에 그림을 그리고 있습니다. 크레파스로 멋들어지게 그림을 그리는데 옆에 있던 친구가 여러분의 팔을 치고 지나갔습니다. 크레파스를 스케치북에 대고있지 않았다면 상관없지만, 한창 선을 그리고 있었다면 골치가 아파지겠죠?
사진도 마찬가지입니다. 셔터가 열려있다는 건 크레파스를 스케치북에 대고 있는 것과 같죠. 즉, 셔터가 열려있는 시간이 길어질수록, 함부로 움직여선 안 되는 시간도 길어진다는 뜻 입니다.
하지만 인간은 끊임없이 움직입니다. 카메라 전문가나, 수십 년간 수련을 거듭한 도인이라도 정도의 차이가 있을 뿐 움직이고 흔들리죠. 따라서 셔터가 열려있는 시간이 길어지면 사진이 흔들릴 가능성이 높아집니다. 매우요.
삼각대는 그런 순간에 쓰입니다. 카메라를 내 손이 아닌 다른 물건 위에 올려둬서 흔들림을 차단하는 것이죠. 요즘은 스마트폰용 삼각대도 쉽게 구입할 수 있습니다. 갤럭시 줌2도 그렇게 사용한다면 흔들림 없는 사진을 찍을 수 있습니다.
삼각대를 사용할 때 가능하다면 타이머 기능을 이용하는 것이 좋습니다. 카메라의 옵션 메뉴에서 쉽게 찾을 수 있고, 2초, 10초 등의 시간을 설정할 수 있습니다. 조금 수고스럽고 귀찮은 이 설정은 셔터를 누르는 순간 생길 수 있는 작은 흔들림까지 차단해 줍니다.
플래시를 터뜨리거나, 감도를 올리거나.
플래시를 터뜨리면 아무리 빛이 부족하더라도 대부분 흔들림 없는 사진을 얻을 수 있습니다. 문제는 사진이 예쁘지 않다는 점이죠. 유분이나 땀이 반사되 탄생한 번들거리는 피부는 정말 상상하기도 싫습니다. 물광이라면서 좋아하실 분은 안 계시겠죠.
그래서 가능하면 감도를 높여서 사진을 찍게 됩니다. 우리가 흔히 ‘ISO’라고 부르는 녀석입니다. 갤럭시 줌2는 수동모드의 경우 100 ~ 3200까지 설정할 수 있습니다. 이 숫자가 높을수록 빛에 대한 감도가 높아져 짧은 순간만 셔터를 열어놓아도 충분한 빛을 얻을 수 있습니다. 셔터 속도가 빨라지면 그만큼 사진도 덜 흔들리겠죠? 흔히 손으로 들고 사진을 찍는다면 1/60초 혹은 1/125초 정도를 확보해야 사진이 흔들리지 않는다고 합니다.
그럼 언제나 ISO3200으로 쓰면 된다고요? 아주 틀린 말은 아니지만 조금 고민할 부분이 있습니다. ISO가 높아지면 높아질수록 사진의 품질은 떨어지기 때문이죠. 흔히 ‘노이즈가 발생한다.’라고 합니다. 그래서 ISO3200이나 혹은 그 이상의 높은 감도에서 노이즈를 억제하는 것이 중요한 기술력으로 평가되곤 합니다.
갤럭시 줌2는 어떨까요? 다행스럽게도 이 녀석은 꽤 괜찮은 억제력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ISO1600부터 다소 노이즈를 보이지만 ISO800정도 까지는 큰 차이를 보이지 않았습니다. 다만 ISO3200은 노이즈가 조금 더 심하고 붉은 반점 등이 나타나기도 하네요.
그리고 조금 더 부지런할 것
갤럭시 줌2는 광학줌 10배, 디지털 줌을 포함하면 20배를 끌어당길 수 있는 능력자입니다. 분명 편리하고 기특한 재주지만 흔들림 없는 사진을 찍기 위해선 멀리해야 할 기능이기도 합니다. 광학식 손 떨림 보정 기능을 담아 웬만한 떨림은 잡아주지만 언제나 만능은 아니죠.
사물을 당길수록 작은 움직임에도 크게 흔들리고, 10배 줌 상태에서는 빛을 받아들이는 구멍이 작아져서 셔터를 열어두는 시간이 길어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쨍한 사진을 원하신다고요? 그럼 다가오게만 하지 말고 먼저 다가가는 미덕을 쌓도록 합시다.
‘지나고 나면 남는 것은 사진뿐’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추억을 남기고 다시 회상하기에 사진 만큼 좋은 것이 없다는 뜻이죠. 그래서 우리는 사진을 찍습니다. 사과같은 내 얼굴도 찍고요. 나보다 조금 부족하지만 봐줄 만은 한 내 친구도 찍어줍니다. 때론 사고 싶은 물건을 찍기도 하고, 때로는 그 녀석은 절대 구경도 못 할 내 신상을 찍어주기도 합니다.
하지만 그런 소중한 사진들을 언제나 찍을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지나간 버스를 다시 탈 수 없는 것과 마찬가지죠. 한 번 찍을 때 제대로 찍지 못하면 그대로 영원히 볼 수 없는 것들도 많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