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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바일 라이프

로밍 버디에 채워야 할 것

칫솔(chitsol) 2013. 3. 11. 16:00



갤럭시 S3 이후에 나온 갤럭시 스마트폰은 상황에 따라 자동으로 페이지를 추가하는 페이지 버디라는 기능이 있습니다. 이를 테면 이어폰을 꽂거나 펜을 꺼내거나 도킹 스테이션에 스마트폰을 올려둘 때 자동으로 홈 화면에 그동안 보이지 않았던 페이지를 홈 화면에 알아서 표시하는 기능이지요. 이어폰을 빼거나 펜을 다시 수납하거나 도킹에서 빼면 이 페이지는 자동으로 사라집니다. 꼭 필요할 때만 나타났다가 사라지는 재주 하나는 좋지요.

페이지 버디는 모두 4개입니다. 앞서 설명한 이어폰, 펜, 도킹 외에 남은 하나가 바로 로밍 상황에서 뜨는 로밍 버디입니다. 국내에서는 거의 보기 힘든 버디 페이지지요. 외국에 나가 스마트폰을 로밍한 상태로 쓰고 있을 때에만 비로소 이 버디 페이지가 뜨기 때문입니다. 로밍 버디는 잘 알려지지 않았던 것인데, 저도 지난 달 말에 스페인에 다녀오면서 그제서야 어떤 페이지인지 확인했습니다.

맨 위에 있는 이미지가 로밍 버디입니다. 그런데 로밍 버디 페이지를 보는 순간 좀 문제가 있는 듯 보이더군요. 현지 시각과 이용자가 지정한 다른 지역의 시각을 알 수 있는 아날로그 시계를 빼곤 아무 것도 할 수 있는 것이 거의 없었습니다. 이어폰을 꽂았을 때 음악이나 동영상 위젯, 여러 음악 앱이 표시되던 것에 비하면 도대체 이 페이지를 왜 만들었을까 싶을 정도였지요. 갤럭시 S3 이후 스마트폰에 페이지 버디를 넣은 이유는 매우 단순합니다. 이어폰을 꽂거나 펜을 꺼냈을 때 이용자에게 가장 유용한 앱, 위젯, 또는 자주 실행했던 작업을 곧바로 실행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것인데, 로밍 버디는 이 페이지를 띄워야 할 이유를 보여주지 못한 것이지요.

시간은 잠금 화면에도 표시된다.


그렇다면 로밍 버디는 버리는 게 좋으냐라고 묻는다면 그것은 아닙니다. 로밍은 의외로 더 많은 관리와 설정이 필요하므로 관련 기능이 더 들어가야 합니다. 외국 여행이나 출장 때 대부분은 데이터나 음성 로밍을 이용하므로 이를 관리할 수 있는 기능이 반드시 포함되어야 하는 것이죠. 현지 시각과 출발지 시각은 잠금 화면에도 나오기 때문에 중요한 것은 아니지만, 로밍 버디에 아래의 기능을 가진 위젯과 로밍 기능을 채웠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1. 국내 이통사 로밍 안내와 연결(앱 또는 설정 바로가기)

외국에 나갈 때 어느 정도 경험이 있는 이들은 미리 로밍 서비스를 신청합니다. 하지만 이러한 정보를 잘 모르는 이들은 로밍 서비스를 신청하는 방법을 모르므로 이에 대한 안내를 해 줄 필요가 있습니다. 이용자가 가입한 이통사마다 로밍 방법이 다른데 이에 대한 설명을 해주는 것이 좋겠지요. 더불어 설명을 읽고 이통사에 전화를 걸 수 있도록 해 주면 더 편하게 이용할 수 있을 것입니다.

2. 로밍 가능 현지 이통사 안내와 로밍 시스템 설정(앱 또는 설정 바로가기)

로밍 설정에 들어가는 과정이 쉬운 게 아니다.


외국에 나간 이용자가 국내 이통사의 로밍 서비스에 가입한 것으로 모든 게 다 끝난 것은 아닙니다. 이용자가 있는 나라에서 쓸 수 있는 서비스 망 가운데 국내 이통사와 제휴되어 있는 망을 등록하지 않으면 아주 비싼 요금을 내야 하므로 이와 관련한 설정을 해야만 하지요. 로밍이 된 스마트폰이나 휴대폰은 대부분 가장 강한 신호의 이통사 망을 알아서 잡는데, 이렇게 되면 잘못된 망에서 음성이나 데이터를 쓰게 돼 비싼 요금을 물어낼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현지 이통사 정보는 이용자가 사전에 확인하지 않으면 거의 알 수 없고, 잘못 연결되었을 경우에만 특정 이통사에 연결하라는 안내 문자가 날아오므로 이와 관련한 안내와 로밍 설정 바로가기가 필요합니다. 하지만 이 기능이 없고, 그것을 알더라도 설정에 들어가 시스템 선택 메뉴로 이동하기까지 상당히 복잡한 메뉴를 거쳐야 합니다. 때문에 이용자의 위치를 파악하고 이용자가 가입한 국내 이통사와 제휴되어 있는 현지 이통사 정보를 보여준 뒤 그 이통사를 선택하면 바로 수동으로 시스템을 설정하도록 만들어야만 더 편하고 안전하게 로밍을 할 수 있을 것입니다. 

3. 로밍 요금 자동 계산(위젯)

이러한 요금 안내 문자를 받아도 이용자는 실시간으로 사용량을 확인하기 어렵다.


보통 외국에 나가면 데이터 로밍 뿐만 아니라 문자나 음성 통화 요금에 대한 안내 문자가 이통사로부터 날아옵니다. 현지에서 통화를 하면 얼마, 한국으로 문자를 보내면 얼마라는 식으로 안내문이 날아오지요. 하지만 이용자는 음성이나 문자를 쓰더라도 얼마를 쓰고 있는지 거의 알길이 없습니다. 대략적인 요금도 파악하기 힘들고 나중에 한국으로 돌아와 이통사에 문의해야만 알 수 있지요. 때문에 로밍 환경에서 음성과 문자를 이용했을 때 대략적인 요금 계산을 해줄 필요가 있습니다. 데이터는 하루 정액으로 계산되니 제외를 하더라도 음성과 문자는 여전히 이용 시간으로 계산되므로 불가능하지 않을 것입니다. 물론 이것은 추정치일 뿐 더 정확한 것은 한국의 이통사에서 확인해야 하지만, 대략적인 요금이라도 알면 문자나 음성 통화를 할 때 그 양을 적절하게 조절할 것입니다.

4. 로밍 긴급 연락처(위젯)

급한 일이 있을 때 문자 화면을 뒤져서 전화번호를 찾지 않도록 긴급 연락처 위젯이 필요하다.


외국에 나가서 스마트폰을 켜면 몇 개의 문자가 도착합니다. 그 중 매우 중요한 연락처가 들어 있는 문자가 있습니다. 외국에서 사고를 당했거나 문제가 생겼을 때 문의할 수 있는 외교부 영사 콜센터 안내 전화와 이통사의 연락처가 자동으로 날아옵니다. 이러한 정보는 매우 중요하지만, 늘 나가는 이들이 아니면 이 연락처를 등록하기도 참 애매합니다. 더구나 주소록에 넣어 놓더라도 급할 때는 찾기도 힘들죠. 때문에 영사 콜센터와 이통사 대표 전화가 등록되어 있고 지인에게 바로 연락할 수 있는 연락처를 선택할 수 있는 4x1단짜리 긴급 연락처 위젯이 이 자리에 있으면 좋겠더군요. 굳이 이용자가 많은 설정과 선택을 하지 않아도 비상시에 바로 연락처를 찾을 수 있으면 다른 때보다 더 편하게 쓸 수 있고 로밍 버디도 그 존재의 이유를 말할 수 있지 않을까 싶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