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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가 하만을 인수했습니다. 인수가는 무려 9조 원으로 지분이 아니라 회사를 통째로 인수했습니다. 원래 가격에 30%가 넘는 프리미엄을 준 것으로 밝혀졌는데요. 말 그대로 ‘얼마면 되겠니?’의 현실 버전입니다.

‘하만’이라는 기업이 생소할 수도, 어디선가 들어본 적있는 이름일 수도 있습니다. 조금 다른 이름으로 소개해볼까요? JBL, 하만카돈, 뱅앤올룹슨은 어떤가요? 이들은 모두 하만의 브랜드로 그 밖에도 마크레빈슨, AKG, 바우어앤웰킨스 등의 오디오, 카오디오 브랜드를 보유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무엇을 기대할 수 있을까요? 앞으로 출시되는 모든 삼성 스마트폰에 하만의 오디오 기술을 접목시켜 훨씬 나은 음질의 스마트폰을 기대할 수 있을 것입니다. 우리가 ‘생각보다 좋다’ 정도로 평가했던 ‘레벨’ 시리즈의 수준이 상당히 올라갈지도 모르지요.

하지만 모든 언론이 주목하는 분야는 ‘무선사업부문’이 아닌 ‘전장사업부문’입니다. 실제로 삼성도 그런 눈치에요. 전장사업이란 자동차에 들어가는 모든 부품을 말합니다. 삼성전자는 하만을 인수하여 전장사업의 경쟁력을 빠르게 끌어 올리겠다는 작전이죠. 스마트폰을 넘어선 새로운 분야를 개척한다고 봐야할 것입니다. 비욘드 스마트폰이죠.

삼성전자의 전장사업 진출이 갑작스러운 일은 아닙니다. 2010년 이후 국내의 많은 기업이 전장사업으로 영역을 확대했고, 삼성전자도 2015년 말, 자동차 전장(전자장비) 사업 진출을 위해 기존 3개 사업부문과 별도로 ‘전장사업팀’을 신설한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하만은 오디오 전문업체로 알려져있지만 커넥티드카 분야에서도 독보적인 브랜드입니다. 클라우드 기술과 내비게이션, 스마트폰 연결 등 70억 달러에 이르는 매출을 보이고 있는 기업입니다.

또한 삼성은 지난 6월 지난달 6일 미국 실리콘밸리 소재 인공지능 플랫폼 개발 기업인 비브 랩스(VIV Labs Inc)를 인수한 바 있습니다. 애플 시리의 개발자들이 나와서 만든 기업으로 인공지능 알고리즘을 개발하는 곳이죠. 삼성전자가 총알을 장전하는 소리가 들리는 듯합니다.

미래 자동차 산업이 새로운 먹거리인 것은 분명하지만, 삼성전자와 자동차는 그다지 좋은 궁합으로 보이지 않을 수 있습니다. 이미 삼성자동차의 실패가 그 이유죠.

다만, 이제는 시대가 달라졌다는 점이 큰 변수로 작용합니다. 그때는 틀리고, 지금은 맞을 수 있다는 이야기입니다. IT와 자동자 산업의 경계가 무너지고 있다는 말이죠. 예전 MP3플레이어와 휴대전화가 그랬고, 게임기가 그랬습니다. 지금은 모두 스마트폰으로 해결하고 있지요. 삼성전자가 만들어가는 새로운 자동차 산업의 시대가 기대되네요.

물론, 우리가 기대했던 것처럼 TV와 스마트폰은 물론, VR 디바이스 등에도 하만의 기술력을 충분히 활용하여 소비자의 만족도를 끌어올리겠다 밝히기도 했으니, 아주 빠른 시일 안에 삼성과 하만의 시너지를 느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