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갤럭시S6 엣지+ RAW 촬영모드

무엇에 쓰는 물건일까?


큼지막한 DSLR이나 미러리스의 사용자라면 ‘RAW로 찍는다’는 말을 자주 들어보셨을 것 같습니다. 실제로 쓰고 계신지는 모르겠네요. 일반적으로 카메라로 사진을 찍으면 JPG 파일로 저장됩니다. 가장 많이 쓰이는 이미지 압축 기술이죠. 농담삼아 던지곤 하는 ‘옆집.avi’의 avi, mp4 등은 동영상 파일의 압축 기술입니다. 별로 어려울 건 없습니다. ZIP나 알집처럼 뭔가를 압축해서 용량을 줄여주는 재주라고 보시면 됩니다.

 반대로 RAW란 압축되지 않은 순수한 이미지 파일을 말합니다. MP3를 생각하면 쉽습니다. MP3 음악 파일은 용량에 비해서 음질이 아주 좋습니다. 사람의 귀로 쉽게 구별할 수 없는 주파수 대역을 모두 지우고 용량을 줄인 덕분이죠. 하지만 요즘은 그런 모든 대역을 지우지 않은 무손실 음원파일이 유행입니다. RAW는 사진 속의 빛에 대한 정보를 모조리 기록한 무손실 사진 파일이지요.


최근 갤럭시S6 엣지+를 포함한 갤럭시 스마트폰에 ‘프로모드’가 추가되었습니다. 단순히 노출이나 ISO, 셔터 속도 등만 조절할 수 있는 줄알았는데 RAW 촬영이 가능하다고 합니다. 스마트폰으로 RAW를 찍을 수 있는 시대가 왔네요. 사용법은 간단합니다. 카메라의 설정에서 RAW 촬영 설정을 켜시면 됩니다. 이 옵션을 켜면, 프로모드로 촬영된 사진은 일반 JPG 파일과 RAW 파일을 동시에 저장합니다.

갤럭시의 경우 ‘DNG’라는 이상한 확장자명으로 저장됩니다. 포토샵으로 유명한 어도비사의 RAW 규격이지요. RAW 파일은 카메라 제조사마다 파일명이 다른데요, 카메라로 유명한 캐논의 경우 ‘CR2’, 니콘은 ‘NRW’ 처럼 각각 다르죠. 삼성카메라의 경우 ‘SRW’를 쓰는데, 갤럭시는 DNG 확장자를 쓰네요.


그럼 이 RAW는 어디에 쓰는 물건일까요? 요즘 스마트폰으로 사진을 찍은 뒤에 필터를 씌우거나 보정 많이 하시지요? 워낙 좋은 보정앱이 많아서 꾸미는 재미가 쏠쏠합니다. 너무 어둡게 찍힌 사진은 조금 밝게, 너무 밝게 찍힌 사진은 살짝 어둡게 조절하기도 합니다.

일반 촬영모드로 찍은 사진들은 이런 작업을 할 수록 화면에 왜곡이 생기거나 의도하지 않은 이상한 색감의 사진이 나오기 일쑤입니다. 그래서 보기좋은 사진으로 보정한다는 개념보다는 특정 필터를 씌우거나 사진의 색감을 의도적으로 왜곡하는 로모 카메라 수준의 작업이 대부분이지요.

하지만 RAW 파일은 사진을 찍을 당시의 모든 정보를 저장하고 있는 덕분에 사진의 미세한 밝기 조절이나 대비를 수정할 수 있습니다. 사진의 왜곡도 전혀 없지요. 그래서 햇빛이 너무 밝은 한낮의 사진이나 야간 촬영에 쓰기 좋습니다. 적절한 색감과 밝기를 찾아주기 좋거든요. 더구나 프로모드로 ISO를 잘 조절하면, 일반 자동모드에 견줘 깔끔하고 깨끗한 야간사진을 얻을 수 있습니다.


다만, 이런 수정을 스마트폰에서 바로 하는 것은 다소 무리가 있습니다. PC로 가져와 포토샵이나 라이트룸 등을 이용해 수정하는 것이 좋지요. ‘ViewNX 2’ 등의 무료 프로그램도 있습니다. 조금 귀찮죠? 그래도 좋은 사진을 위해서라면 조금 힘들 들이는 것도 나쁘지 않겠습니다. 한 번 경험해보면 신세계가 따로 없지요.


아울러, RAW 파일은 일반 JPG 사진의 10배 수준의 용량을 자랑합니다. 일반 사진이 3~4MB인 반면, RAW 파일은 무려 30MB가 넘어가지요. 외장메모리도 없는 상황에 이런 큰 용량은 다소 부담스럽네요. 이런 탓에 자주 쓰는 기능은 아닐 것 같습니다. 간혹 정말 좋은 사진을 장면을 포착했을 때라면 신의 한수로 꺼내보는 것도 좋겠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