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분은 웹 접근성(Web Accessibility)에 대해서 들어보신 적이 있으신가요? 웬지 어려운 말 같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않습니다. 여러가지 정의가 있습니다만 한국정보화진흥원에 따르면 웹 접근성이란,
어떠한 사용자(장애인, 노인 등), 어떠한 기술환경에서도 사용자가 전문적인 능력 없이 웹 사이트에서 제공하는 모든 정보에 접근할 수 있도록 보장하는 것
을 말합니다.
한마디로 아무나 웹을 문제없이 쓸 수 있어야 한다... 라면 좀 거친 요약일까요? IT 시대에 걸맞는 약자를 보호하는 방안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그런데 왜 하필이면 '웹(Web)'이냐고요? 웹이야말로 보통 사람이 디지털 정보에 접근하기 가장 쉬운 형태이기 때문이죠. 그리고 PC 하나로 통일되다시피 했던 20세기가 아닌 21세기에 사는 우리들에게는 웹 말고 새로운 단말기도 '접근'할 수 있어야 합니다. 바로 스마트폰을 위시한 다양한 모바일 기기죠. 저희 스마트디바이스가 관심을 갖고 있는 부분 또한 모바일 기기를 통한 접근성이죠.
지난 6월 3일, 미래창조과학부와 한국정보화진흥원 주최로 열렸던 2014 웹 접근성 향상 전략 세미나에서는 흥미로운 순서가 하나 있었습니다. 바로 전세계 스마트폰 시장 1위를 질주하는 삼성전자의 발표 시간이 있었던 것이죠. 스마트디바이스에서는 직접 취재를 나섰습니다.
이 날 발표를 담당한 삼성전자 무선사업부 정지홍 상무입니다.
사실 장애인이라는 게 특별히 육체/정신적인 장애가 있어야만 그런 건 아닙니다. 아무리 평범한 사람도 나이를 먹어감에 따라 장애를 갖게 되는게 사실이죠. 하지만 무려 15%가 장애인이라는 건 저도 몰랐습니다.
삼성전자가 생각하는 접근성 디자인에 관한 네가지 원칙입니다. 하나하나 고민해 볼 만한 요소들이죠. 삼성전자에 접근성 전담 조직이 있었던 건 처음 알았습니다. 발표를 한 정지홍 상무가 담당하고 있는 곳이죠.
자, 분야별 활동입니다. 스마트디바이스 입장에서는 제품 쪽에 더 관심이 있죠. 많이 알려진 갤럭시 S5나 노트3/기어 뿐만 아니라 갤럭시 코어 어드밴스라는 다소 생소한 제품도 있습니다.
이 갤럭시 코어 어드밴스는 처음에는 시각 장애인용으로 기획되었지만 장애인들이 자신들을 위한 제품을 새로 만들기 보다는 일반인들이 쓰는 제품을 자신들도 쓸 수 있게 해달라는 요청에 의해 개발 방향이 바뀐 제품입니다.
철저하게 시각 장애인의 입장이 되어 함께 느끼며 만들었는데 초기부터 마지막까지 제품 개발 과정에 장애인이 직접 참여하며 제작했다고 합니다. 전세계 7개국 200 여명의 시각 장애인과 함께 사용성 테스트를 진행하여 약 700여 가지 요소의 사용성 개선이 있었다고 하는군요.
갤럭시 코어 어드밴스의 접근성 관련 주요 기능들입니다. 이 가운데에 특히 라이트 센싱이라는 기술이 재미있었는데 눈이 잘 보이지 않는 사람들을 위해 불이 켜졌는지, 빛이 들어오는 방향은 어디인지 알려줍니다. 한마디로 스마트폰이 새로운 눈이 되는 셈이죠.
삼성전자의 플래그십 라인업인 갤럭시 S 시리즈에서도 이에 대한 연구는 지속되었습니다. 접근성 관련 기능이 S3부터 S5까지 각각 16개-21개-28개로 늘어났다는군요. 좋은 일입니다.
갤럭시 S5에 들어간 접근성 관련 기능입니다. 프로가 아닌 직원분들이 찍은 비디오인지라 약간 어색합니다만 내용 전달에는 문제가 없죠?
갤럭시 노트와 기어를 활용한 접근성에 관련된 내용입니다. 특히 노트 시리즈의 자연스러운 필기 기능은 정말 큰 도움이 되고 있다는군요.
스마트폰 뿐만 아니라 스마트 TV 쪽도 마찬가지입니다. 꾸준하게 연구 중이고요. TV를 시각장애인이 경험하게 한다는 신선한 발상의 전환이 새롭더군요.
그도 그럴 것이 TV로만 전달되는 콘텐츠들도 얼마든지 있고 장애가 있는 분들에게도 가능한 방법으로 직/간접으로라도 TV 콘텐츠를 경험할 수 있게 해준다는 점은 중요할 것 같습니다.
하드웨어 뿐만 아니라 웹 서비스 및 고객 상담 쪽도 신경을 쓰고 있답니다. 전 시각 장애 전문 상담원이 있는 줄은 몰랐습니다.
시각장애인 정보화 교육 지원과 함께 사진전까지 후원하고 있습니다. 이런 활동은 많을수록 좋겠죠.
참고로 이 날 삼성전자 시각장애인 정보화교육센터에 근무 중인 김병호 과장의 인사가 있었습니다.
이 분은 원래 삼성전자 무선사업부에 근무 중에 실명하게 되었는데 시각장애인 정보화교육센터 개설을 제안, 받아들여져 1997년부터 2002년까지는 용인에서 집합교육, 2002년부터는 삼성 애니컴이라는 온라인 강의를 개설하여 PC 사용법을 가르쳤습니다. 2007년부터는 수원 삼성 디지털시티로 옮겨서 근무하는데 그때부터는 다양한 사업부로부터 관련 교육을 요청받고 있다고 합니다.
마지막으로 소개된 기기는 어떻게 보면 일종의 장애인용 웨어러블 디바이스입니다. 먼저 영상을 볼까요?
거동을 못하는 분들을 위한 눈으로 조작하는 일종의 마우스라고 봐도 좋을 듯 합니다. 원래 이런 기기를 만들려고 하면 비용이 거의 천만원 가까이 되는데 소프트웨어와 그 제작 기법을 무료로 공개, 5만원 정도면 만들 수 있도록 하고 있습니다. 더 자세한 내용은 링크 를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이번 웹접근성 저처럼 별다른 장애 없이 사는 사람에게 이번 2014 웹 접근성 향상 전략 세미나는 색다른 경험이 된 것 같습니다. 주로 미국이나 유럽 쪽의 선진국 위주로만 돌아가는 줄 알았던 이런 접근성 관련 연구가 다행히도 국내 기업인 삼성전자에서도 일정 수준 이상으로 진행 중이었다는 사실도 나쁘지 않았고요.
선진국이라는게 별 거 있겠습니까. 약자의 권리를 인정하고 도와주면서 구성원의 일부로 당당하게 서게 해주는 나라가 바로 선진국이겠죠. 이런 행사를 보니 대한민국도 조금씩 선진국이 되어가는 것 같습니다. 아직 갈 길은 멀지만 우리는 걸어가고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