갤럭시S4에 대만 선불 심카드를 꽂아보니...

요즘 출장이나 여행, 또는 배우기 위해서 외국에 나가는 분들 많죠? 저도 이따금씩 외국으로 출장을 나갑니다. 며칠 전에도 대만에 다녀왔는데요. 해마다 이때쯤이면 대만 타이페이에서 컴퓨텍스가 열리는데 올해도 참관차 들렀습니다.

그런데 외국에 나가는 이들마다 한 가지 만큼은 비슷한 고민을 가지고 있을 듯 합니다. 데이터 로밍 때문이죠. 데이터 로밍을 해 나가는 것은 쉽지만 자주 출장 나가다보면 로밍 비용도 만만치 않으니까요. 아주 짧은 일정이라면 모르지만, 자주 외국에 나가다보면 로밍 비용도 적잖이 걱정할 수밖에 없습니다.

그 비용을 줄이는 한 가지 방법이 현지의 데이터 선불 심카드를 쓰는 것인데요. 대만에서도 그런 심카드를 구해서 쓸 수 있습니다. 그게 어렵냐고요? 전혀 그렇지 않습니다. 대만으로 여행이나 출장 갈 일이 있다면 이 방법을 알아두시면 좋을 겁니다.

대만 타오위안 국제 공항 1터미널에서 짐을 찾은 뒤 출국장을 나오자 마자 오른편 버스 정류으로 가는 방향으로 20m만 걸어가면 오른쪽에 communication service라는 표시가 보입니다. 그곳에는 여러 통신 회사의 창구가 있는데, 그 중 한 곳에서 데이터 유심을 구할 수 있습니다.

저는 타이완 모바일 창구로 갔는데요. 타이완 모바일에는 여러 요금제가 있는데, 저처럼 짧은 일정 머무르는 이들을 위해 5일까지 쓸 수 있는 500 대만 달러와 10일 동안 쓸 수 있는 800 대만 달러의 선불 요금제가 있더군요. 최대 30일 짜리도 있었고요. 이곳에서 선불 심을 사면 기본 통화 요금에 보너스 통화 요금이 더 추가됩니다. 중요한 점은 데이터인데, 이 유심을 쓸 수 있는 날까지 데이터는 무제한으로 쓸 수 있답니다. 컴퓨텍스 기간만 짧게 머무르는 일정이라 저는 500 대만 달러 선불 유심을 구입했습니다.

대만 환율이 1천원 당 40원 정도라 500 대만 달러면 우리나라 돈으로 2만 원 정도입니다. 최대 5일을 쓴다고 가정하면 로밍 요금으로는 4만5천원인데, 선불 데이터 카드로는 2만 원밖에 하지 않으니 상당한 비용을 아낄 수 있는 것이죠.(시내로 나오면 3일에 300대만 달러 짜리도 있습니다만, 공항에서는 팔지 않고 시내 대리점들은 영어가 거의 통하지 않아 개통하기 어렵습니다)

선불 심카드를 선택하고 여권을 준 다음 값을 치루면 심카드를 줍니다. 스마트폰에 따라 맞는 것을 내어 주는데 갤럭시 S4를 보여주니 마이크로 심카드를 내주네요. 일단 갤럭시S4에 꽂고 전원을 켰습니다. 여러 설정이 필요한 줄 알았는데, 다른 설정 없이 3G 모드가 활성화 되더군요. 국내에서 개통을 한 모델이든 안한 모델이든 상관하지 않고 바로 데이터가 활성화 되므로 곧바로 데이터를 쓸 수 있습니다. 모바일 네트워크에 들어가보니 타이완 모바일의 APN이 자동으로 잡혀 있었습니다. 원래 설명서에는 APN을 잡으라고 되어 있으나 갤럭시 S4에 심카드 정보에 따라 타이완 모바일용 APN이 저절로 잡힌 것 같더군요. 아마도 국내 제조사가 만든 언락 스마트폰들은 이런 정보를 미리 담아 놓은 게 아닌가 싶습니다. 아무튼 이것으로 설정은 끝. 휴대폰 번호도 따로 나오는 데, 선불 충전된 금액만큼 통화나 문자를 주고 받을 수 있습니다. 5일 짜리 패스는 250 대만 달러 어치 음성과 문자도 쓸 수 있습니다. 

중요한 것은 현지 데이터의 속도죠. 그래서 호텔에 짐을 풀고 난 다음 심 카드를 꽂은 갤럭시 S4에서 데이터 속도를 재봤습니다. 보통 실내에서는 데이터 속도가 조금 떨어지기 마련인데, 3회에 걸쳐서 테스트한 결과가 이렇더군요. 생각보다 마음에 드는 속도가 잡혔습니다. 우리나라 3G와 비교해도 크게 손색은 없는 듯 보일 정도더군요. 2년 전 대만에 왔을 때 데이터를 쓰기 힘들었던 때가 있었는데, 그에 비하면 LTE는 아니지만 속도도 괜찮고 데이터 제한이 없어 좋더군요. 덕분에 이번 컴퓨텍스는 모처럼 마음을 편하게 먹고 취재할 수 있었던 것 같은데요. 혹시 대만에 가는 분들은 데이터 로밍보다 이걸 이용하시는 게 통신 비용을 훨씬 아낄 수 있으니 잘 이용하시면 좋겠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