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갤럭시 S, S2와 이번에 나온 갤럭시 S3까지 모두 삼성전자 휴대폰 역사에 한 획을 그었다고 해도 좋을 제품들입니다. 이전까지만 해도 일반 휴대폰 위주였던 삼성전자의 모바일 사업 체질을 확 바꿔버린 제품들이죠. 이들 갤럭시 시리즈를 통해 삼성전자는 스마트폰과 태블릿의 가능성을 열었고 자사 스마트폰의 대중성을 인정받았습니다.

하지만 이들 갤럭시 시리즈가 성공하기에 있어서 잘 안 보이는 곳에서 큰 역할을 한 존재가 있었습니다. 화면을 담당하는 AMOLED 패널이야 워낙 화려하게 눈에 띄는 요소지만 오늘의 주인공은 겉으로는 드러나지 않습니다. 바로 AP(Application Processor)기 때문이죠.


AP란?


Application Processor의 약자인 AP는 스마트폰이나 태블릿에 있어서 PC에서의 CPU에 해당하는 부분입니다. 통신을 담당하는 BP(Baseband Processor)와 달리 여러가지 애플리케이션의 실행과 데이터 처리를 담당하기 때문이죠. 스마트폰의 처리 속도가 빠르다는 것은 AP의 성능이 좋다는 이야기와 일맥상통합니다.

이러한 AP에는 대표적으로 삼성전자의 엑시노스 시리즈가 있고 LTE 시대와 함께 각광받고 있는 퀄컴의 스냅드래곤 시리즈, 프리스케일의 i.MX 시리즈, TI의 OMAP 시리즈 등 다양한 제품군이 있습니다.
시중에서 인기있는 AP들 대부분은 ARM의 아키텍처를 라이센스 받았다는 공통점을 갖고 있습니다. ARM사가 만든 프로세서 디자인을 허가받고 갖고 와서 자사 나름의 노하우로 개선하여 제품화한 것이죠. 덕분에 각 AP들은 소프트웨어적인 호환성은 유지되지만 표현되는 성능은 서로 다릅니다. 그 성능 면에서 경쟁 제품과 빠지지 않는 것이 바로 엑시노스 시리즈죠.



최초의 엑시노스 - Exynos 3 Single

엑시노스가 첫 선을 보인 것은 2010년이었죠. 그것도 삼성전자 스마트폰 사상 첫번째 월드와이드 베스트셀러라 할 수 있는 갤럭시 S를 통해서 등장했습니다.

현재 애플에 인수되어 있는 Intrinsity와 함께 만든 Exynos 3 Single은 ARM의 Coretex A8 아키텍처를 기반으로 만들어졌으며 GPU로는 PowerVR SGX540을 달고 나왔습니다. 공정은 45nm입니다.  
ARM의 Coretex A8 아키텍처를 기반으로 1GHz의 클럭을 달성[각주:1]했으며 GPU의 성능도 좋았기 때문에 당시 스마트폰용 AP로는 첫 손에 꼽히는 성능을 자랑했습니다. 이는 갤럭시 S의 성공에 있어서 한 축을 담당하죠.

엑시노스 3 싱글은 갤럭시 S에서 인정받은 성능을 바탕으로 그 밖에도 다양한 제품군에 채용됩니다. 삼성전자에서만도 갤럭시 탭과 넥서스 S, 웨이브, 갤럭시 플레이어 등에 탑재되고 중국 Meizu사의 Meizu 9에도 채용됩니다.

당시에는 엑시노스라 불리지 않고 S5PC110 또는 S5PC111이라는 모델 번호를 갖고 있었고 허밍버드(HummingBird)라는 별명으로도 유명했습니다. 현재는 브랜드가 통합되면서 엑시노스 3 싱글로 이름이 바뀌었습니다. 참고로 이 제품의 전신이랄 수 있는 S5PC100은 아이폰 3Gs에 들어갔습니다.



듀얼코어로 올라가다 - Exynos 4 Dual 45nm & Exynos 4 Dual 32nm


두번째 엑시노스는 2011년 역시 갤럭시 S의 후속작인 갤럭시 S2를 통해 선보입니다. 바로 Exynos 4 Dual 45nm입니다.

Ouf-Of-Order 실행 방식이 적용되는 등 다양한 개선사항을 가지는 ARM의 새로운 Coretex A9 아키텍처를 기반으로 만든 듀얼코어 AP인 엑시노스 4 듀얼은 비록 첫번째 듀얼코어 AP라는 이름은 엔비디아의 테그라2에게 내줬지만 성능 면에서는 이를 압도하는 수준이었습니다.
초기에는 45nm 공정으로 만들다가 나중에는 32nm 공정으로 만들고 있는[각주:2] 엑시노스 4 듀얼은 전작과 달리 ARM의 Mali-400 MP4 쿼드코어 GPU를 채용했으며 듀얼코어 AP로서 갤럭시 S2의 고성능에 일조합니다.

갤럭시 S2와 갤럭시 탭 7.0 플러스에는 1.2GHz 모델이 들어갔지만 뒤이어 나온 갤럭시 탭 7.7[각주:3]이나 갤럭시 노트[각주:4]에는 1.4GHz 모델이 들어갔습니다.

하지만 갤럭시 S2 이후 엑시노스 채용 제품을 대한민국에서 보기 힘들어졌습니다. 이는 바로 LTE 시장의 활성화 때문이죠. 이통 3사에서 팍팍 밀어주고 있는 LTE를 구현하려면 퀄컴의 칩셋을 쓰는 수 밖에 없었기 때문에 갤럭시 탭 7.7 LTE나 갤럭시 노트, 갤럭시 S2 LTE와 갤럭시 S2 HD LTE 모두 엑시노스를 쓸 수 없었습니다. 이 문제를 해결한 것은 바로 갤럭시 S3였습니다.



드디어 쿼드코어의 세계로 진입 - Exynos 4 Quad

갤럭시 S3가 갖고 나온 것이 바로 새로운 엑시노스 4 쿼드입니다. 엑시노스 시리즈 최초의 쿼드코어 프로세서인 셈이죠.
전작과 마찬가지로 Coretex A9 아키텍처를 기반으로 하여 클럭 주파수는 1.4GHz를 갖고 있습니다. GPU 또한 전작과 동일하게 Mali-400 MP4[각주:5]인 등 쿼드코어라는 점을 빼면 아키텍처 상에서 큰 변화는 없지만 제작 공정이 32nm로 개선되는 등의 결과로 성능은 두배로 늘어나고 전력 소모는 오히려 20% 줄었다고 합니다.

엑시노스 4 쿼드 32nm가 갤럭시 S3에 들어갈 수 있었던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한 존재는 앞에서도 말한 BP인 CMC221S입니다. 삼성이 자체 개발한 베이스밴드 프로세서인 이 칩셋은 퀄컴 칩셋이 없어도 LTE와 3G 음성/데이터를 송수신하는데 전혀 지장이 없게 해주었습니다. 덕분에 갤럭시 S3에도 엑시노스가 들어가게 된 것이죠.

덕분에 이 AP는 갤럭시 S3에 이어 갤럭시 노트 10.1 등 다양한 제품에 채용되었고 앞으로도 더 많은 제품에 들어갈 예정입니다.

조만간 나올 스냅드래곤 S4 프로가 대기 중이긴 합니다만, 현 시점에서 시중에 나와있는 제품 가운데 모바일 세계에서의 최강의 AP를 꼽는다면 엑시노스 4 쿼드가 되지 않을까 할 정도의 제품입니다.



앞으로의 엑시노스- Exynos 5 시리즈 출격 준비중

비록 엑시노스 AP들이 출시 당시 기준으로 최고의 성능을 보여준, 성공적인 제품들이었지만 안심하긴 힘듭니다. 바로 앞에서 말했던 스냅드래곤 S4 프로만 해도 현재 엑시노스 4 쿼드가 갖고 있는 '최강'의 타이틀을 빼앗기 위해 호시탐탐 노리고 있으며 조만간 제품으로 출시될 예정이죠.

현재의 엑시노스 4 쿼드에 이은 새로운 엑시노스는 엑시노스 5 시리즈가 될 것으로 보입니다. 현재 Exynos 5 Dual은 이미 엑시노스 제품 라인업에 이름을 올리고 있으며 ARM의 차세대 아키텍처인 Coretex A15에 기반을 두고 있고 클럭 주파수는 1.7GHz부터, GPU는 Mali-T604를 채용했습니다. 아마도 올해 중에 이를 채용한 제품을 선보일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물론 엑시노스 5의 쿼드코어 버전도 곧 나오리라 예상 중입니다만 시기적으로 스냅드래곤 S4 프로보다 다소 늦어지는 상황인지라 과연 어쩔런지 의문과 기대를 가지고 지켜보고 있는 중입니다.




  1. Coretex A8 아키텍처로는 최초 [본문으로]
  2. 후속작인 Exynos 4 Quad 32nm 등장 이후에 나왔습니다. [본문으로]
  3. 해외판 [본문으로]
  4. 해외판 [본문으로]
  5. 클럭 주파수는 더 올라갔습니다. [본문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