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런던 얼스코트에서 진행된 갤럭시S3 언팩 행사가 끝난 직후 만져본 갤럭시S3는 너무 많은 기능을 담고 있어서 1시간도 안되는 짧은 시간에 모두 돌아보기란 결코 쉽지 않았습니다. 중요 기능만 살펴보는 데도 시간이 많이 모자라더군요. 집에 돌아가라는 방송이 나올 때까지 만져봤는데도 모든 기능을 제대로 만져보진 못한 것 같습니다.

그래도 갤럭시S3의 대략적인 기능을 살펴보는 도중에 인상적인 몇 가지 요소를 발견하는 데는 그리 짧은 시간은 아니었습니다. 그 중에 하나가 사진 기능, 특히 언굴 인식과 관련된 기능이었지요. 얼굴 인식이라면 대부분은 잠금 화면 풀기 같은 아이스크림 샌드위치의 기본 기능을 생각하겠지만, 갤럭시S3는 사진을 찍고 그 사진을 활용하는 쪽으로 기능을 늘렸습니다. 사진을 찍을 때 흔히 보는 얼굴 추적만이 아니라 사진을 찍을 때 얼굴 인식을 왜 할지, 얼굴 인식을 한 뒤에 무엇을 할지 고민하고 노력한 흔적이 보였습니다. 이번 갤럭시S3가 인간을 위한 설계를 내세워 많은 기능을 넣었지만, 그 중에 사진과 얼굴 관련 기능은 제법이었습니다.

카메라 앱을 실행하거나 잠금 화면에 손가락을 대고 본체를 눕혀도 카메라가 실행된다.

일단 갤럭시S3의 사진 기능을 실행하는 방법이 여러 가지입니다. 앱을 눌러서 실행해도 되고 세로로 든 상태에서 잠금 화면에 손가락을 댄채 가로로 눕혀도 카메라 앱이 실행되더군요. 이런 제스처가 직관적이지는 않지만, 나름 재미는 있어서 보여주기 용으로는 나쁘지 않을 듯 싶더군요. 앱을 실행하든 잠금 화면에서 제스처로 들어가든 실제 사진 촬영에 들어가는 시간이 매우 짧아졌더군요.

이번에 추가된 사진 기능 중에 버스트샷처럼 초당 3.3장씩 20장의 사진을 연사 촬영하는 것도 눈에 띄지만, 최상의 장면이라는 기능도 재밌습니다. 최상의 장면 옵션을 켠 뒤 셔터를 누르면 연속으로 8장의 사진을 촬영하고 가장 좋은 노출을 가진 사진 한 장을 가려내 저장할 것인지 묻지요. 버스트샷과 최상의 사진은 노출 또는 초점을 잘 맞추지 못하는 이들에게 알맞은 기능이 될 겁니다. 또한 HDR도 있어서 밝은 곳과 어두운 곳이 공존하는 곳에서 촬영할 때 어두운 부분의 이미지를 좀더 밝게 촬영할 수 있게 됐습니다. 하지만 이런 기능들은 다른 스마트폰에도 찾을 수 있어서 갤럭시S3의 특징으로 꼽기에는 좀 약하지요.


그보다는 여러 사람이 있는 곳에서 친구의 사진을 찍을 때 얼굴을 확대하는 페이스 줌(face zoom)이나 친구 사진 공유(Buddy Photo Share)가 좀더 눈길을 끕니다. 둘다 얼굴 검출 모드에서 작동하는 기능으로 페이스줌은 얼굴 인식된 부분을 두번 터치하면 얼굴 부분만 확대한 뒤 촬영할 수 있거든요. 문제는 너무 가까운 곳에서 확대하면 얼굴이 화면을 꽉 채운다는 정도일 겁니다. 친구 사진 공유는 사전에 태그로 인식해둔 이를 찍으면 곧바로 그 사진의 주인에게 보내주는 기능인데, 어차피 친구와 사진 찍을 때 공유해야 한다면 바로바로 보내주는 게 좀더 좋은 방법일 듯 싶네요.

꼭 사진 찍을 때만 얼굴 인식을 하는 것은 아닙니다. 찍은 사진들을 되돌아볼 때 얼굴 공유를 선택하면 사진속 사람의 얼굴만 잡히는 데 스마트폰에 저장된 이 사람들의 정보를 태그로 지정하면 e메일이나 문자를 통해 사진을 보낼 수 있습니다. 이 태그 정보는 저장해 놓았다가 나중에 다른 사진을 찍을 때 또는 친구 사진 공유 기능을 쓸 때 다시 써먹을 수도 있더군요. 태그만 잘 활용해도 사진을 공유하는데 한결 수월해질 듯 합니다.


이번 갤럭시S3에 상당히 많은 기능이 발표되었음에도 다른 기능에 앞서 사진 기능부터 살펴본 이유는 일상에서 가장 많이 활용하는 기능이 바로 사진이기 때문입니다. 어딜가나, 누구를 만나나 스마트폰으로 사진을 찍는 것이 일상이기에 이러한 사진 기능은 쉽게 지나치면 안 되는 부분이죠. 물론 갤럭시S3의 사진 촬영 기능은 어떻게 보면 요즘 발표된 다른 스마트폰과 비교해 확 달라진 부분이 아닐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손쉽게 사진을 찍고 친구와 사진을 공유하는 것 같은 그 다음을 하도록 만드는 부분의 차이는 분명히 있습니다. S빔이나 올쉐어 캐스트처럼 사진을 공유하는 또 다른 방법도 물론 있지만, 그보다는 사진을 찍는 가장 기본적인 즐거움을 함께 사진을 찍은 바로 그 순간 함께 했던 사람과 나누는 것임을 알려주려는 것은 아니었을까요? 그냥 잘 찍는 것이 아니라 함께 나누는 것, 그것이 얼굴을 따라다니게 하는 갤럭시S3만의 이유는 아닐지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