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갤럭시S3는 이번 MWC에서 뜨거운 감자였다. 지난 해 갤럭시S2를 MWC의 언팩 행사를 통해 발표하면서 이번 MWC에서 그 후속을 발표할지 많은 관심을 불러 일으킨 것이다. 하지만 삼성은 갤럭시S3를 상반기에 발표할 것이라는 다소 모호한 입장만 밝히고 이번 MWC에서는 갤럭시 노트 10.1과 갤럭시빔을 전면에 내세웠다. 갤럭시S3를 기다렸던 이들에게는 김이 새는 일이었지만, MWC를 통해 다양한 사업군을 소개해야만 했던 삼성의 입장에서 이 선택은 틀린 것이 아니다. 지난 해처럼 MWC에서 갤럭시S3 같은 주목받는 단말기를 공개했다면 그 이면의 다양한 서비스 상품은 제대로 보이지 않았을 터였다.


삼성은 MWC 발표 직전 러닝 허브라는 교육용 컨텐츠 허브를 선보인다고 했다. 러닝 학교에서 종이책 없이 수업을 할 수 있는 멀티미디어, 인터랙티브 교재를 한 자리에 모은 교육 플랫폼이다. MWC에서 삼성 부스의 러닝 허브는 좀 특별하게 꾸며졌다. 가뜩이나 비좁은 공간에 작은 교실을 만들었기 때문. 앞에는 커다란 칠판이 있고 4개의 책상 위에는 갤럭시 노트 10.1이 있었다. 그 안에는 러닝 허브에서 다운로드한 컨텐츠가 설치되었는데, 학생은 각 수업에 맞는 동영상 또는 전자책을 읽고 필요한 부분은 S펜으로 메모를 할 수 있도록 준비해 놓았다. 이 시연장은 딱딱한 내용의 종이 교과서를 읽는 것보다 흥미는 있었다. 하지만 컨텐츠의 완성도가 높은 것은 아니고 데모용으로 시연할 수 있는 수준 정도로만 만들어진 것은 좀 아쉬운 대목이다.


또한 러닝 허브가 교육용 플랫폼으로 발표된 것으므로 소비자용 서비스 상품이 아니라 교육 플랫폼 사업이라는 점이 중요하다. 국내 뿐만 아니라 세계 여러 나라의 교육 기관에서 이 플랫폼을 얼마나 채택하느냐에 따라 사업의 결실이 달라진다. 삼성이 하드웨어와 컨텐츠 플랫폼을 만들었지만, 이것을 두고 경쟁하는 기업은 많다. 애플을 비롯한 다른 제조사, 크고 작은 이통사들, e북 업체들이 이 시장에서 도전 중이다.

그 오른쪽에는 두 가지 커넥티드 카 솔루션이 있었다. 차량 진단, 내비게이션 등 다양한 솔루션을 구현할 수 있는 스마트 드라이빙과 스마트폰과 연결했을 때 스마트폰 인터페이스를 표시하는 삼성 카 모드다. 스마트 드라이빙은 네비게이션과 블랙박스를 동기화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지금 차량의 상태를 바로 확인할 수 있다.  이 차에 문제가 확인되면 이용자는 차를 점검 받을 수 있으므로 안전 운행에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또한 다양한 뉴스를 수신할 수 있고 자동차 회사의 정보를 수신할 수 있는 프레임워크를 갖춘 솔루션이다. 자동차 진단을 위해 특정 모듈이 장착되어야 이용할 수 있으므로 자동차 제조사와 협업이 필수여서 시장에서 언제쯤 볼 수 있을지는 장담하기 어렵다.



삼성 카 모드 애플리케이션은 이미 적용되고 있다. 도요타의 IVI(In-Vihicle Infotainment)에 적용되었고, 알파인 오디오 데크에도 들어 있다. 삼성 카 모드 애플리케이션은 삼성 스마트폰을 연결하면 스마트폰을 통해서 수신되는 전화, 문자 같은 정보들이 IVI와 오디오 데크에 달린 터치스크린을 통해 표시된다. 또한 내비게이션도 스마트폰을 통해서 서비스될 뿐만 아니라 클라우드 서비스에 올려진 음악, 사진, 그 밖의 앱을 스마트폰을 통해 자동차 안에서 즐길 수 있는 특징이 있다. 이때 조작은 스마트폰이 아닌 자동차의 터치스크린을 통해서 간편하게 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커넥티드 카 오른쪽에는 모바일 POS 시스템의 데모가 있었다. 삼성이 공개한 모바일 POS는 스마트폰에서 특정 메뉴를 고르고 결제를 요청한 뒤 RFID가 있는 신용 카드를 NFC 기능이 있는 스마트폰에 대면 그 물건의 주문과 함께 대금 결제까지 끝나는 시스템이었다. 결제가 끝나면 옆에 있는 영수증 출력기로 주문 내역과 결제 금액이 인쇄된다. 갤럭시 넥서스를 이용한 데모였으나 이 솔루션은 NFC가 있는 다른 폰에서도 쓰일 수 있다. 온라인 주문을 할 때는 매우 간편하게 쓸 수 있을 것으로 보이지만, 이 시장의 도전자들도 워낙 많은 터라 얼마나 많은 곳에서 채택할지는 아직 미지수로 남아 있다.



러닝 허브나 커넥티드 카, 모바일 POS 같은 솔루션은 단말기 제조사의 이미지가 강한 삼성과 거리가 있는 것들도 보인다. 하지만 올쉐어나 리더스 허브, 챗온 같은 단말기와 직접 관련된 것을 선보였던 다른 전시회와 다르게 다른 솔루션이 다채롭게 등장한 것은 단순히 비즈니스 전시회의 특성에 맞춰서 내놨다는 것보다 이미 내부적으로 단말기를 활용할 수 있는 방향으로 사업 전략을 확장하고 있음을 의미하는 것일지도 모른다. 단순한 하드웨어 제조사가 아닌 솔루션을 갖춘 하드웨어 기업이라는 좀 독특한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는 것은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