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amsung VR과 기어 VR을 공유하는 프레젠테이션 모드

지난 글에서는 스마트폰에서 VR 콘텐츠를 즐길 수 있는 Samsung VR 앱에 대해서 알아봤습니다. 그런데 이미 기어 VR을 갖고 계신 분들이라면 기어 VR에서도 Samsung VR 앱을 쓰실 수 있는 것을 아실 겁니다. 기어 VR에 스마트폰을 넣고 구동하면 바로 이용할 수 있는 앱이죠. 만약 없다면 오큘러스 스토어에서 설치하시면 됩니다.

물론 기어 VR 안에서도 Samsung VR은 편안하게 이용할 수 있습니다. 기어 VR을 쓸 수 있으니 VR도 좀 더 제대로 즐기면서 말이죠. 하지만 기어 VR을 쓰고 있는 분들을 보면 늘 궁금한게 있죠. 저 사람은 대체 무슨 화면을 보고 있을까? 하는 의문 말입니다. Samsung VR을 쓰면 그런 의문도 이제 풀 수 있게 됩니다. 바로 프레젠테이션 모드를 통해서 말이죠.

Samsung VR의 프레젠테이션 모드

Samsung VR의 설정 화면에 가보면 프레젠테이션 모드라는게 있습니다. 같은 로컬 네트워크 상의 Samsung VR 사용자 간 화면을 조정하는 기능이라고 설명이 적혀있죠.

자세한 이야기는 뒤에서 하겠지만, 요약하면 같은 WiFi 네트워크 안에 있다면 Samsung VR에서 보는 화면을 공유할 수 있다는 뜻입니다. 기어 VR에서 Samsung VR을 쓰는 사람이 무슨 화면을 보는지 모바일 Samsung VR에서 볼 수 있고, 그 반대도 가능하다는 뜻이죠. 물론 모바일 Samsung VR 끼리도 가능합니다.

우선 가장 많이 쓸 거 같은 기어 VR의 Samsung VR이 보는 내용을 스마트폰의 Samsung VR에서 보겠다면 우선 스마트폰의 Samsung VR을 수신자 모드로 설정해야 합니다. 커맨드 받기를 켜시면 되죠.

그런데 기어 VR의 Samsung VR에는 별도의 설정 화면이 없기 때문에 전송자 모드로 설정하려면 다른 방법이 필요합니다. 노트패드 등의 텍스트 에디터를 이용하여 user.cfg라는 이름의 파일을 만들고 그 내용은 다음과 같이 하세요.

presenter-mode:true

이렇게 해서 저장한 후 기어 VR에 들어갈 스마트폰 최상위 디렉토리에 MilkVR이라는 폴더를 만든 후 파일을 옮겨놓습니다. 그리고 두 스마트폰에서 모두 Samsung VR을 실행하면 기어 VR의 화면을 다른 스마트폰에서도 공유할 수 있게 됩니다.

이런 식으로 말이죠. 기어 VR을 움직이면 그 방향에 맞게 다른 스마트폰에서 보이는 화면도 함께 움직입니다. 좀 아쉬운 부분이라면 여기서 화면을 TV나 모니터 등 외부 디스플레이 장치로 공유하는 기능이 있으면 좋을 듯 한데, 아직은 없네요.

그 반대도 마찬가지로 설정 가능합니다. 기어 VR로 보는 화면을 다른 스마트폰에서 제어하고 싶다면 반대로 하면 됩니다.

우선 다른 스마트폰 쪽의 Samsung VR에서 프레젠테이션 모드를 전송자 모드-자동으로 설정합니다. 그리고 기어 VR 안의 스마트폰에 저장해 놓은 user.cfg 안의 내용을 다음과 같이 바꿉니다.

receiver-mode:true

이렇게 하고 다시 실행하면 되지요. 만약 잘 안 된다면 다시 실행하거나 영상 재생을 다시 해보는 것도 방법입니다.

모바일용 Samsung VR 끼리도 프레젠테이션 모드 설정은 가능합니다. 방법은 같고요.

프레젠테이션 모드, 앞으로 더 기대되는 기능

앞에서도 잠깐 이야기했지만 기어 VR과 같은 VR HMD를 쓰는 경우 가장 아쉬운 부분은 역시 자신이 보고 있는 영상을 주변 사람들과 함께 공유할 수 없다는 점이 아닐까 싶습니다. 하지만 Samsung VR의 프레젠테이션 모드는 이를 위한 나름의 시도를 보여주려는 듯 해서 좋네요.

다만 Samsung VR의 프레젠테이션 모드는 아직 완벽하지는 않습니다. 영상 자체를 스트리밍하는 방식이 아니고 명령어 전달 방식인지라 제대로 싱크가 안 맞는 부분도 생기고 오류도 있는 듯 합니다. Samsung VR이 제공하지 않는 영상을 보는 경우라면 두 기기에 모두 저장시키거나 네트워크로 동영상 저장소를 연결해놔야 합니다. 결정적으로 기어 VR 안에서 프레젠테이션 모드를 설정하는 방법이 없고 텍스트 파일을 고쳐 설정해야 하는 것도 제법 귀찮은 일입니다.

하지만 Samsung VR의 프레젠테이션 모드가 가진 가능성은 제법 기대해 볼만합니다. 앞으로 두눈 크게 뜨고 지켜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