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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가 스마트폰 시대 초기의 부진에서 벗어나 갤럭시 시리즈로 전세계 시장을 휩쓸면서 전세계 1위를 차지한 것도 이제 좀 지난 일입니다. 구글의 안드로이드 플랫폼으로 인한 수혜자가 이를 만든 구글이 아닌 삼성전자라고 말할 정도로 대단한 활약을 보여왔죠. 거꾸로 생각해 보면 삼성전자가 아니었으면 안드로이드 플랫폼이 지금처럼 대단한 세력을 차지하지 못할 수도 있다는 이야기입니다.

하지만 스마트폰 시장도 성숙기에 들어왔고 경쟁사들과의 격차는 줄어들고 있습니다. 1위인 삼성전자 또한 그러한 변화에 대한 자각은 있을 겁니다. 그리고 이를 나타내는 올 하반기 가장 큰 움직임으로 독일 베를린에서 열린 '삼성 언팩 2013 에피소드 2'가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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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이번 행사에 발표된 제품들에서는 두가지 흐름을 읽을 수 있었습니다. 그런데 그 흐름이 좀 달라요.


갤럭시 노트3와 갤럭시 노트 10.1 - 전통(?)의 추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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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선 새로 나온 갤럭시 노트3와 갤럭시 노트 10.1 2014년형은 어떨까요.

삼성전자가 그동안 안드로이드 시장에서 꾸준하게 추구했던 것은 안드로이드이긴 하지만 더 좋은 안드로이드를 만들기였습니다. 삼성전자의 제품들은 더 좋은 프로세서와 더 좋은 디스플레이, 더 좋은 카메라와 더 많은 RAM과 저장장치를 갖고 나왔습니다. 물론 소프트웨어의 최적화 능력도 안드로이드 플랫폼에서는 으뜸가는 수준이었고 이는 안드로이드 진영에서는 최고 수준의 업그레이드 지원으로 이어졌습니다.

그러한 노력 덕분에 갤럭시 S 시리즈를 비롯한 수많은 갤럭시 제품군들이 시장에 경쟁작들에 비해 우월한 브랜드로 이점을 누리고 있죠. 현 시점에서 안드로이드의 1인자는 삼성, 그리고 갤럭시입니다.

갤럭시 노트3와 갤럭시 노트 10.1 2014년형은 이러한 삼성전자의 전통을 충실하게 따라간 제품입니다. 성공한 전작들의 장점을 그대로 물려받으면서 타 경쟁작들과도 한 발자국 앞서는 모습을 보이는 것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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갤럭시 노트3의 더 커진 풀HD 해상도의 AMOLED 화면과 3GB의 RAM, 더 앏고 가벼워진 본체와 함께 갤럭시 노트 10.1 2014년형의 초고해상도 2560x1600, 역시 3GB의 RAM에 8,220mAh에 달하는 대용량 배터리에도 불구하고 535g의 무게를 달성한 이 제품은 현 시점 각각 패블릿 계열과 태블릿 계열에서 최고 수준이라 말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다만 그동안 삼성전자가 타 경쟁작들과의 차별성을 드러내는 데 한몫을 했던 엑시노스 프로세서 제품군이 통합 칩으로 공세를 펼치는 퀄컴과 미디어텍 등에게 예전만큼 격차를 보이고 있지 못한다는 점입니다. 특히 반도체 업계 세계 최강자인 인텔까지 본격적으로 시장에 진출한다면 어떨지 걱정되는 부분이 있죠.


갤럭시 기어 - 첫 발자국

반면에 갤럭시 기어는 기존의 갤럭시 시리즈와는 사뭇 다른 제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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굳이 시계를 뜻하는 워치(Watch)라는 표현을 쓰지 않고 기어(GEAR)라는 단어를 고른 갤럭시 기어는 그동안 웨어러블 디바이스의 시장 한축을 꾸준하게 차지해왔던 손목시계형 휴대기기 시장을 노리고 나타난 제품입니다. 문제는 그동안 신규 쟝르 진출에서 비교적 신중한 모습을 보였던 삼성전자와는 사뭇 다른 행보라는 점이죠. 덕분에 이번 삼성 언팩 2013 에피소드 2에서 더 큰 화제가 되었던 것은 두개의 새 갤럭시 노트가 아니라 갤럭시 기어였습니다.

따지고 보면 삼성전자가 새로운 분야에 처음으로 진출하지 않았던 건 아닙니다. 갤럭시 브랜드로만 봐도 갤럭시 카메라나 갤럭시 탭 등을 들 수 있죠. 하지만 이들은 경쟁사에 비슷한 제품이 있거나 삼성전자에 이미 기술력이 있던 것을 조합하여 만들어낸 경우입니다만, 이번 갤럭시 기어는 지금까지 만들었던 것과는 다른 제품으로 나왔습니다.

아직 정식 출시되지 못해서 정확한 평가는 내릴 수 없겠지만 이 제품은 기본적으로 소니 스마트워치 시리즈처럼 스마트폰을 통해 다양한 앱을 설치하고 제품을 관리하지만 카메라를 내장하고 전화 수발신 기능까지 제공하면서도 뭔가 다른 쓰임새를 줄 것으로 보입니다. 물론 앞에서 말했던 삼성전자의 전통(!)인 경쟁 제품보다 더 좋은 제원을 제공하는 것은 기본입니다.
 
다만 웨어러블 디바이스 시장이 그렇듯 이제부터 그 가치를 창조해야 하는 일이 남아있는 것이고 이는 삼성전자가 맞이하는 새로운 도전이기도 합니다. 경쟁사인 애플을 비롯한 미국 회사들은 이러한 새로운 에코 시스템을 만들어 내는데 여러가지 성공 사례를 갖고 있지만 삼성전자를 비롯한 아시아권 회사들은 상당히 어려워 하는 분야이기도 하죠.

그만큼 갤럭시 기어는 현재의 모습보다는 미래의 발전 추이가 기대되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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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 정리해 보겠습니다.

이번 삼성 언팩 2013 에피소드 2는 나중에 돌아봤을 때 삼성전자에게 있어서 결코 가볍지 않은 이정표가 될 수 있을 듯 합니다. 삼성전자가 갤럭시 스마트폰을 세계 1위로 끌어다 놓은 시점에서 변화를 꾀하는 단계로 접어드는 것으로 보이거든요. 그렇지 않다면 경쟁사들 또한 무섭게 따라잡을지도 모르니까 말이죠.

예, 여전히 모바일 세상은 격하게 바뀌는 중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