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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지 MP3 파일을 재생할 뿐인 스마트폰을 본격적인 휴대용 오디오로 올려놓은 것은 아이폰이 시작이라 할 수 있지만 그 이후 경쟁사들 또한 스마트폰을 오디오의 관점에서 바라보면서 꾸준하게 음질을 개선해 왔습니다. 그 중에서도 특히 갤럭시S 시리즈는 후속작이 나올수록 해외 유수의 전문 매체로부터 좋은 평가를 받은 바 있죠.

하지만 음원 플레이어 쪽만 아무리 개선한다고 해도 반대쪽 날개인 리시버 쪽이 받쳐주지 않는 한 좋은 음질을 얻을 수 없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요즘의 스마트폰들은 기본으로 들어간 번들 이어폰에도 제법 신경을 쓰고 있죠. 이번에 갤럭시 S4와 함께 새롭게 선보인 HS330 이어폰 또한 그런 면에서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과연 어떤 이어폰일까요?


자, 이 제품이 갤럭시 S4에 번들되어 있는 HS330 이어폰의 정식 패키지입니다. 물론 S4와 함께 나올 때는 다른 갤럭시 시리즈의 번들 이어폰처럼 매우 간략하게 포장되어 나오죠. 위 사진에 나온 포장은 별도로 구입시 볼 수 있는 포장입니다.


뒷면이군요. 뭔가 설명이 그려져 있는데 그건 뒤에서 다시.


자, HS330의 모습입니다. 흔히들 인이어(In-Ear) 또는 커널(canal)형 방식으로 불리는 이어폰입니다. 그렇게 튀는 디자인은 아닌데 이어폰의 드라이버가 들어가는 부분이 좀 뚱뚱하게 만들어져 있다는 점이죠.


마이크와 함께 3버튼이 달려 있는데 이전 번들보다 누르기 편해졌습니다.

줄도 보시면 알겠지만 이른 바 '칼국수 줄'입니다. 옆으로 넓적해서 칼국수를 닮은 이 줄은 영어로는 flat cablet이라고 하는데 줄 엉킴도 어느 정도 막아주고 설령 엉킴이 있어도 보통 이어폰 줄에 비해 잘 풀려 좋습니다.


인이어 방식이니 만큼 귀에 잘 맞춰 쓸 수 있게 크기별로 폼팁이 두개 더 준비되어 있어 10/11/13mm가 있습니다. 유일한 악세사리인 셈인데 그 품질은 무난하게 쓸 수 있는 수준입니다.

안에 들어있는 것은 이걸로 끝입니다. 단촐하죠?


인터넷에서 이 HS330에 대한 자료를 뒤져보면 아직은 별 내용을 찾을 수 없습니다. 덕분에 저는 상자에 의존을 좀 해봤어요. 모든 제품은 상자에 그 핵심 정보가 요약되어 있죠. 여기서 재미있는 부분이 하나 있죠.


Enhanced 2-Way Dual Dynamic Speaker

2-Way가 이어폰에서? 이상하죠.
보통 오디오에서 2-Way라고 하면 스피커 하나에 고음을 담당하는 트위터와 중저음을 담당하는 미드우퍼의 조합을 말하죠.


이쯤에서 뒷면을 자세하게 보겠습니다. HS330은 독특하게도 두개의 진동판이 있습니다. 하나는 8mm의 트위터, 하나는 10mm의 우퍼 역할을 하는거죠. 이렇게 음역대 별로 나눠 배치하는 걸 보면 BA 이어폰들이 생각이 나지만 얘네들은 값이 아직 비싸서 번들로는 어렵죠.


여기에 전면의 공기 구멍은 저음 쪽을, 하단의 공기 관은 중음을 튜닝해주는 역할을 하게 됩니다.

HS330가 가진 두개의 진동판은 각 음역대를 잘 살려내고 두개의 공기 통로는 중저음을 강화하는 역할을 담당할 것으로 예상할 수 있겠습니다.


자, 과연 음질은 어떨까요. 번들 이어폰에 대한 편견을 또 한번 바꿀 수 있을까요?

HS330으로 다양한 음악을 들어보니 역시 삼성전자 측에서 상당히 신경써서 만든 제품이라는 점은 충분히 인정할 만 합니다. 기존 제품에 비해 가장 칭찬할만한 점으로 중저음을 풍부하게 들려준다는 점이죠.

우리나라 사람들 취향이 중저음을 강화시켜 둥둥둥 울리는 것이라고들 하고 실제로 이에 맞춰 중저음을 왜곡 수준으로 높여주는 리시버들이 적지 않습니다. 근래에는 이런 추세에 저항하는 의미로 반대로 왜곡없는 깔끔한 소리를 추구하는 리시버들도 나오고 있죠.

하지만 현실적으로는 요즘 나오는 대부분의 대중 음악이 이런 중저음 대역을 많이 쓰고 있기 때문에 아예 무시할 수도 없는 상황입니다. 그런 현실에서 HS330이 선택한 방법은 중저음을 살려주되 지나치게 강화하지는 않는 쪽을 택한게 아닐까 합니다.

실제로 HS330을 들어본 이들이 공통적으로 말하는 부분은 바로 중저음 쪽입니다. 중저음 위주로 만들어진 음악은 꽤 들을만 하다는 이야기들 많이 하시고 저도 전적으로 동의하는 부분입니다. 주변이 조용할 때 HS330으로 중저음 위주의 음악을 듣고 있으면 꽤나 마음이 편안해지는 수준입니다. 해상력 면에서는 10만원 대 이어폰 만큼은 아니지만 번들 이어폰임에도 전체적으로 풍부하고 안정적인 느낌을 주는 정도까지는 이뤄낸 것 같습니다.

그런데 논란이 되는 부분은 바로 고음부입니다. 고음부가 나오는 부분에서는 중저음부를 들을 때 만큼 부드럽게 넘어가 주질 않고 치찰음과 같이 귀에 거슬리는 부분도 종종 발생합니다. 특히 풍부하게 느껴지는 중저음에 비해 상대적으로 고음부에서의 느낌이 좀 약하달까요. 이는 개인별 취향 문제일 수도 있지만 삼성전자에서 HS330의 듀얼 진동판에서 트위터 부분을 튜닝시 고음부는 중저음부와는 특성이 좀 다른 방향으로 결정했고, 그 결과가 중저음과 고음부가 서로 다른 느낌을 가지게 한게 아닐까 조심스럽게 상상해 봅니다.


종합해 보면,

- 기존 번들 이어폰에 비해 전반적으로 나아졌다.

- 중저음부를 중시하는 분들, 대중음악을 주로 듣는 분들이라면 들어볼만하다.

- 고음부는 중저음부에 비해 약한 느낌.


입니다.



자, 정리할 시간이군요. 삼성전자는 이번 HS330을 통해 번들 이어폰 품질을 한단계 끌어올리는데 분명 성공한 것 같습니다.
10만원대의 이어폰만큼은 아니지만 번들 이어폰을 대중 음악 감상과 전화 통화에서 무리없이 쓸 수 있는 수준으로 만들어줬네요. 제품 자체와는 다른 이야기지만 저 개인적인 의견으로는 갤럭시 시리즈의 번들 이어폰에 좀 더 힘을 쏟겠다면 HS330같은 모델 번호가 아닌 브랜드 이름을 하나 정해주는게 낫지 않냐는 생각이지만 그거야 삼성전자 측에서 알아서 할 일이고요.

당연한 이야기지만 갤럭시 시리즈의 사운드 얼라이브 음장과 잘 어울립니다. 그리고 굳이 HS330만의 이야기는 아니지만 갤럭시 S4와 이어폰과 헤드폰을 연결해서 쓰시는 분들이라면 삼성 어댑트 사운드는 꼭 써보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