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스토리 뷰

갤럭시 S2, ICS

그제 소식이 뜨자마자 갤럭시S2에 안드로이드 4.0 아이스크림 샌드위치(이하 ICS)를 올렸다. 이미 업그레이드 관련 방법이나 업그레이드 항목에 대해서는 수많은 블로그와 매체들을 통해 전해진 터라 이 글에서는 그 방법이나 특징에 대해선 더 이상 언급하지 않는다. 단지 갤럭시 S2를 쓰는 입장에서 이번 업그레이드를 환영하는 마음은 다른 이용자와 다르지 않지만, 갤럭시 넥서스를 함께 쓰는 입장에서 이번 업그레이드에서 다소 부족하다는 게 사실이다. 비록 몇 가지 버그도 함께 언급되고 있지만, 그보다는 갤럭시 넥서스의 장점이라고 생각했던 것 중 일부가 잘 반영되지 않은 점은 짚고 넘어갈 필요가 있다.

갤럭시S2 사용성 유지, 새로운 느낌은 없어

보통 새로운 제품이 아니라 기존 제품의 업그레이드를 해야 할 때 인터페이스에 대한 선택은 둘 중 하나일 것이다. 기존의 사용성을 유지할 것인가, 아니면 다른 그 환경이 지향하는 다른 요소를 반영한 새 인터페이스를 넣을 것이냐는 것 중 하나를 골라야 한다는 점이다. 종전 사용성을 유지하면 업그레이드를 이후에도 이전에 쓰던 대로 쓰면 되니 큰 혼란은 없다. 다만 새로운 기분을 맛보기 힘들고 이에 따른 공허함이 밀려든다. 새로운 인터페이스를 반영하면 분명 새로운 제품을 쓰는 기분이 드는 것은 사실이다. 단지 조작법을 새로 익혀야 하고, 종전의 조작성을 원하는 이들에게는 오히려 환영받지 못할 수도 있다. 때문에 기존 사용성을 유지하는 쪽이 어쩌면 안정된 선택일 수 있다.

갤럭시 S2 ICS UI

갤럭시S2는 진저브레드와 크게 다른 느낌이 들지 않는다.

갤럭시 S2 ICS UI

3D UI도 이전과 똑같이 구현되어 있다.


갤럭시 S2의 ICS 업그레이드는 전자를 택했다. 이전 이용자를 대상으로 업그레이드를 한 것이므로 기존 터치 위즈 UI는 쉽게 바꾸지 않았다. 적어도 갤럭시 S2를 쓰는 입장에서는 기존의 사용성을 그대로 유지할 수 있으므로 업그레이드 이후 새로운 조작법을 익히면서 생길 혼란은 줄일 수 있는 점은 다행일 것이다. 설정 메뉴는 달라졌지만, 그 정도 변경에 대해선 적응하는 데 어려움이 없고, 얼굴 잠금 화면이나 안드로이드 빔 같은 기능을 쓰는 것도 어렵지 않다.

하지만 갤럭시 S2에 ICS를 올렸을 때 큰 변화를 실감하지는 못한다. ICS가 처음 공개됐을 때 기본 UI가 아니라 갤럭시 S2가 공개 된 이후 업그레이드 이전까지 써오던 터치 위즈 UI를 그대로 유지하므로 아주 큰 변화를 감지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볼 수 있다. ICS의 업그레이드를 통해 좀더 진일보한 새로움을 기대한 이들에게 아쉬움이 남을 만하다.

반영해야 할 ICS의 자잘한 특징들

비록 안정된 업그레이드를 선택하기로 했지만, ICS의 특징 몇 가지를 놓친 것에 대한 이야기는 안할 수가 없다. 이전의 사용성을 유지하기 위한 인터페이스를 올리고 ICS의 기능을 담았지만, 그것이 ICS의 모든 장점을 녹인 것은 아니니까. 그것이 ICS의 기본 인터페이스를 쓰지 않았기 때문이 아니라 ICS가 갖고 있는 자잘한 특징을 반영하지 않은 탓이 더 크다. 애플과 마찰을 피하고 기존의 사용성을 유지하기 위해 아이콘을 겹쳐 폴더를 만드는 기능을 없앤 것을 제외하고, 갤럭시 넥서스의 ICS를 기준으로 봤을 때 사소한 몇 가지가 더 반영되어야 한다.

갤럭시 S2 ICS UI

갤럭시S2의 검색 창은 위젯 형태로 되어 있다.

갤럭시 S2 ICS UI

갤럭시 넥서스는 위젯이 아닌 고정형 공간이다.


먼저 맨 처음 실행했을 때 홈 화면에 있는 검색 위젯에 대한 이야기다. 갤럭시 넥서스의 ICS는 위젯 대신 맨 상단에 스마트폰이나 웹사이트의 정보를 곧바로 찾을 수 있는 검색 창이 배경 이미지에 상관 없이 깔끔하게 보이도록 투명한 형태로 고정해 놓았다. 하지만 갤럭시 S2의 ICS는 검색 창 대신 검색 위젯을 띄워 놓았는데, 배경 이미지와 전혀 어울리지 않아 계속 꺼내놓고 쓸 마음이 생기지 않는다. 검색 창을 상단에 고정해 놓더라도 이전의 사용성을 유지하는 게 어렵지 않았을 텐데, 위젯 형태여서 쓰임새가 약한 것이 아쉽다.

갤럭시 S2 ICS UI

종전과 다름 없는 갤럭시S2 ICS의 앱 화면

갤럭시 S2 ICS UI

앱 메뉴와 위젯, 구글 플레이로 바로 가도록 되어 있는 ICS


둘 째, 검색 위젯과 더불어 전체적인 느낌은 기본 ICS와 너무 다르다. 사용성을 유지하는 것과 별개로 ICS의 느낌을 살리는 것은 별개의 이야기다. ICS는 대체로 가는 선과 색 조합을 통해 간소하면서도 세련된 이미지를 풍기지만, 갤럭시 S2 ICS는 이 점에 대해서는 크게 신경쓰지 않은 듯 보인다. 기존 UI를 그대로 이용한다고 세련미를 더할 수 없는 것은 아니므로 이 점에 좀더 신경을 쓴다면 ICS와 잘 결합된 업그레이드 모델로도 손색이 없을 것이다.

갤럭시 S2 ICS UI

갤럭시S2와 갤럭시 넥서스의 상태바의 차이. 100% 상태에서 갤럭시S2의 아이콘과 갤럭시넥서스의 아이콘 크기는 거의 같다.

갤럭시 S2 ICS UI

갤럭시S2의 가로폭에 맞춰 갤럭시 넥서스의 알림바를 줄여 보면 확실히 크기의 차이가 느껴진다.


셋 째, 알림 바의 아이콘 구성이다. 갤럭시 S2는 ICS로 업그레이드하면서 알림 바의 아이콘을 ICS용으로 바꿨다. 하지만 갤럭시 넥서스의 ICS 알림 바와 다르게 너무 크고 세련미가 없다. 색깔을 뺀 것까지는 이해할 수 있고 해상도의 차이로 인해 더 크게 보일 수밖에 없는 이유도 있지만, 상대적으로 아이콘이 크고 너무 복잡해 보이는 것은 틀림 없다.

갤럭시 S2 ICS UI

갤럭시S2에는 설정으로 바로 가는 버튼이 없다

갤럭시 S2 ICS UI

ICS에는 바로가기 설정 버튼이 알림바에 있다.


또한 알림 바를 아래로 내렸을 때 설정 아이콘이 없는 것도 아쉽다. 물론 홈 화면에서 옵션을 눌러 시스템 설정으로 바로 들어갈 수 있다. 하지만 앱 메뉴에서 설정으로 들어가려면 설정 앱이 있는 페이지에 들어가 앱을 실행하거나 홈 화면으로 나가야 하는 점이 불편하기 때문에 알림 바의 설정 메뉴 가기 버튼은 의외로 쓸모가 있다.

갤럭시 S2 ICS UI

위젯 크기를 조절할 수 없는 갤럭시S2 ICS

갤럭시 S2 ICS UI

위젯 크기를 조절할 수 있는 ICS


넷 째, 사용성을 유지하는 측면에서 터치 위즈 UI를 쓴 것에는 불만이 없지만, 위젯 크기 조절을 할 수 없는 점은 답답하다. ICS에 있는 기본 구글 위젯 중 메일과 일정 같은 몇 가지 위젯은 1단에서 4단까지 크기를 조절할 수 있다. 하지만 갤럭시 S2에 올려진 ICS의 터치 위즈 UI 상에서 이 위젯의 크기를 조절할 수 없다.

갤럭시 S2 ICS UI

예전 인테페이스를 그대로 쓰고 있는 갤럭시 S2 ICS

갤럭시 S2 ICS UI

간소한 인터페이스로 바꾼 ICS


끝으로 다른 ICS 기능을 추가한 것은 매우 반가운 일이지만, 카메라 관련 기능을 ICS 버전으로 바꾸지 않았다. ICS는 제로 셔터 랙과 좀더 쉬운 파노라마 사진 촬영 기능을 담고 있다. 갤럭시 S2 ICS는 이 두 가지 기능을 반영하지 않은 상태다. 물론 파노라마 촬영 기능은 있지만, 각도별로 여러 장을 촬영할 때마다 시끄럽게 셔터음이 나는 예전 촬영 모드를 그대로 쓰고 있어 다소 불편하다.

갤럭시 S2 ICS UI

갤럭시S2 ICS 기본 인터페이스는 예전과 같다

갤럭시 S2 ICS UI

ICS의 사진 보기는 공유와 탐색에 편한 구조다.


갤러리도 예전 진저브레드 시절의 것을 그대로 쓰고 있다. ICS의 갤러리는 미리보기와 공유를 위한 인터페이스가 더 나아졌지만, 이 장점을 대물림 받지 못한 것이다. 앨범 화면은 사용성을 유지하는 측면에서 진저브레드의 것을 그대로 써도 괜찮을 수 있지만, 실제 사진 보기는 ICS의 것이 더 낫기 때문에 이를 절묘하게 섞는 묘수를 발휘하는 편이 더 낫다. 그렇지 못하면 차라리 ICS 버전의 갤러리 앱을 넣는 것을 고려하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