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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은 우리나라 뿐만 아니라 인도, 베트남, 브라질, 중국 등 세계 여러 곳에 생산 기지를 두고 있다. 그 가운데 우리나라와 가장 가까운 생산 시설이 중국 텐진에 있다. 텐진에 진출한 삼성 생산 시설은 삼성 테크윈과 반도체, 영상 가전 등 다양하지만 그 가운데 한국을 제외한 모든 나라에 외국에 출시하는 전략 단말을 생산하는 삼성 모바일 생산 시설도 있다.

연인원 6천 명이 하루 2교대 근무를 통해 무려 30만 대의 휴대폰을 매일 생산하고 있는 이 공장의 가동률은 무려 90%. 모바일 시장이 폭발적으로 성장하면서 노키아 같은 경쟁사보다 이곳의 공장 가동률이 훨씬 높은 수준에 올라 있다. 무엇보다 텐진의 삼성 모바일 생산 시설은 중국 공략의 전초기지로서 최근 유행이 시작되고 있는 스마트폰을 비롯한 다양한 중고가 스마트 장치들로 생산 제품의 전환을 시도하고 있다. 실제 이곳에서는 저가 휴대폰뿐만 아니라 웨이브와 갤럭시 미니, 갤럭시탭, 갤럭시S2 등 스마트폰도 다수 생산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중국도 저가폰에서 중고가폰을 사는 구매자가 늘어나고 있는 추세라 빠르게 생산 제품을 다변화하고 고품질, 고성능 제품쪽으로 생산 제품을 조금씩 늘리고 있는 것이다.

기판과 부품을 조립하는 기본적인 설비는 대부분 자동화를 통해 이뤄지고 있으나 최종 완제품은 한 명의 근로자가 해당 제품을 조립하는 1인 셀 형태로 운영하고 있다. 한 제품을 여러 사람이 조립하는 우리나라와 다른 형태를 가져갈 수밖에 없는 이유는 여러 종류의 제품을 신속히 생산할 수 있게 끔 인력을 수시로 재배치하기 위한 효율적인 구조를 갖추려는 게 삼성 텐진 공장을 책임지고 있는 김혁철 텐진 법인장 이야기다. 그는 중국도 스마트폰의 보급률이 늘고 있는 지금이 매우 중요한 시기라면서 중국을 비롯해 외국에 출시되는 스마트폰을 연구하고 개발하는 데 있어 텐진 시설의 책임이 그 어느 때보다 막중하다고 밝혔다. 지금 중국의 휴대폰 시장과 삼성 모바일의 텐진 시설에 대한 그의 이야기를 들어보자.

중국 시장에도 바다폰이 출시되고 있나?
물론이다. 바다폰도 출시하고 있다. 단지 그 영향력은 미미한 수준이다. 바다는 매우 전략적인 부분이지만, 이제 시작이라 인지도나 영향력에서는 부족한 부분이 있다. 그래도 유럽쪽에서 좋은 반응을 보이고 있으니 그 바람이 이곳까지 불지 않을까 생각하고 있다.

현재 생산 라인 중 어느 정도가 스마트폰을 만들고 있는가?
아직 올해가 다 지나간 상황은 아니지만, 현재 22퍼센트 정도의 라인이 스마트폰으로 전환한 상황이다. 이곳에서 생산한 스마트폰은 대부분 중국에서 소비되고, 일부는 외국으로 수출한다. 하지만 텐진 공장에서 한국으로 보내는 제품은 없다.

중국 시장은 어떻게 공략 중인가?
얼마 전까지 중국 내수용 저가폰을 만들었지만, 지금은  중고가 시장을 공략 중이다. 저가폰을 원하는 시장 수요는 여전하지만, 그 외에도 중고가 제품을 사려는 수요도 적지 않은 것으로 파악해 이 시장에 맞는 제품도 늘려 가고 있다. 텐진 공장에서 생산되는 스마트폰은 한국과 별반 다를 게 없다. 갤럭시S2나 갤럭시탭도 모두 생산되고 중국 시장에서 출시했다. 전체 시장을 놓고 봤을 때 노키아와 HTC 등 경쟁사의 점유율이 높으나 삼성이 빠르게 추격하고 있다.

모조품에 대한 대응도 하고 있는가?
사실 모조품에 일일이 대응도 어렵고, 대응할 필요도 없다. 모조품을 만드는 제조사도 위험 부담이 있기 때문이다. 모조품은 기본적으로 싸게 많이 팔아야 하는 구조다. 이러한 위험 부담을 안고 모조품을 만드는 제조사는 생각보다 많은 편이 아니다.

중국에서 애니콜 브랜드를 쓰는가?
아니다. 예전 브랜드 전략을 발표한 대로 삼성도 중국에서 삼성 모바일을 쓰고 있다. 애니콜은 더 이상 쓰지 않는데, 이에 맞는 현지화 전략도 필요하다고 본다. 시대변화에 따를 필요가 있다.

중국 휴대폰 구매자의 성향은 어떠한가?
한국의 구매자와 비교하면 더 까다롭다. 아주 사소한 부분도 돈으로 시비를 거는데, 이에 걸리면 벌금도 물어야 한다. 설명서의 틀린 글자가 하나만 있어도 민감한 것이 중국 구매자다. 무엇보다 외관에 대해선 더 까다롭게 따지고 구매할 생각이 있는 단말기에 자기 SIM카드를 끼우고 테스트까지 다 해본 뒤에야 산다. 단말기 보증 제도가 갖춰지지 않았을 때의 우리나라와 비슷하다.

중국 사업장의 가장 어려운 점은 무엇인가?
아무래도 중국이라는 사회가 가진 문화적 차이가 있다. 가장 중요한 점은 체계적이어야 한다는 것이다. 두루뭉수리하게 일을 지시하는 것이 아니라 정확하게 근거에 의해 일을 처리해야 한다. 근거에 따른 지침을 내려 일의 처리 과정을 만든다는 점에서 빠르게 업무가 수행되지 않을 때고 있지만, 업무 투명도를 높인다는 점에서는 장점이 되기도 한다.

1인 셀이 아닌 블록셀을 채택한 이유가 있나?
블록셀은 여기만의 환경이다. 한국에서 운영되는 1인 셀은 한 사람이 제품의 조립과 테스트 등 모든 과정을 끝내냐 하는 환경이지만, 텐진 공장의 블록셀은 각 구역별로 맡은 역할만 하면 되는 터라 오히려 다양한 제품의 변화가 많은 이곳 상황에 잘 맞는 시스템이다. 무엇보다 1인셀은 인력 변동이 많은 중국의 인력 상황에서 구현하기 어려운 문제점도 안고 있다.

불량률은 어느 정도인가?
지금은 1% 미만이다. 지금 불량률 0%라는 불가능에 도전하고 있다. 그 불량률을 더 낮추기 위해 노력 중이고 최종 단계에서 불량 제품을 실시간 확인하기 때문에 실제 불량 제품이 소비자에게 전달되는 일은 거의 없다.

중국도 이통사 파워가 강력한가?
그렇다. 중국도 이통사 파워가 막강하다. 사실 정부가 전파를 관리하는 거의 모든 나라는 이통사의 영향력이 강할 수밖에 없다. 그 중에서 중국과 미국, 인도, 그리고 우리나라 이통사업자 영향력이 강하다. 삼성 역시 제조사의 브랜드 파워가  있는 만큼 어느 정도 견제는 가능한 상태지만, 대립보다는 시장 상황에 맞춰가며 전략을 수행하고 있다고 보는 편이 좋을 것이다.

더불어 이번 중국 텐진의 삼성모바일을 동반 견학하고 온 필진들의 짧은 감상을 정리해 보면 아래와 같다.

[독거노인]
흔히 중국이라고 하면 낮은 기술력, 그리고 낮은 임금으로 대표되는 형편없는 생산성만을 떠올렸는데, 이번 천진 공장을 방문하면서 이런 선입견이 일소되었습니다. 이미 삼성은 중국 핸드폰 마켓 쉐어 2위를 지키면서 1위인 노키아를 바짝 추격하고 있으며, 그리고 그 모든 수요를 모두 천진 공장에서 담당한다더군요. (국내 공급 제품은 전량 구미 공장을 통해 공급된다는 귀뜸) 국내에서도 인기가 높은 스마트폰 갤럭시S2를 중국인을 통해, 그리고 철저히 자동화되고 효율적인 시스템을 통해, 생산되는 현장을 확인할 수 있어 인상 깊었습니다. 언젠가는 기술력의 중국으로 불리우는 날이 머지 않았다 싶더군요. 삼성을 비롯한 국내 업체들이 더욱 분발해야할 지금이라 생각해 보았습니다.

[마루]
대륙의 땅 중국에서 이념과 체제가 상이함에도 불구하고 현지의 사회적, 문화적 특성을 잘 반영하여 국내 사업장과는 달리 분업화된 생산라인을 구축하고 최대한의 효율과 성장기반을 다져나가는 삼성전자의 기술 역량을 이번 삼성전자 중국법인 방문을 통해 체감할 수 있어서 뜻깊었다고 생각합니다. 더불어 포괄적으로는 환경, 문화, 기후, 이념이 민족성과 산업발전의 관계에 있어 밀접한 상관이 있음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학주니]
이번 중국 여행(^^)에서 천진에 있는 삼성전자 천진공장(?)에 다녀왔을 때의 느낌은 아직은 국내의 사업장과는 문화적으로도 기술적으로도 많은 차이가 있구나 하는 것이었습니다. 특히 국내의 경우 숙련공이 처음부터 조립해서 끝내는 구조가 잘 갖춰졌는데 천진의 경우 파트별로 나눠서 조립하는 방식과 숙련공 구조가 섞여있는 것을 보면서 중국 역시 이 부분에서의 이직 등이 여전히 많구나, 그리고 아직 해결되지 못하는 부분이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늑돌이]
처음 가는 삼성전자 공장이라 무엇보다도 신기함이 많았고 공장 전체가 굉장히 효율적으로 구성되어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한편으로는 한국의 구미 공장도 잘 되어 있다니 어떨지 궁금해 지네요. 예전에 알던 중국 사람들과는 달라진 면모를 발견하고, 그런 다이나믹한 중국 속에서도 확연하게 그 존재감을 드러내는 대한민국 기업의 모습을 볼 수 있어 좋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