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갤럭시 노트가 2011년 IFA 행사를 통해 첫 선을 보인지도 벌써 4년이 지났습니다. 갤럭시 노트는 첫번째 제품부터 성공을 거두면서 대화면 스마트폰을 뜻하는 패블릿(Phablet)이라는 신조어를 만들어 내는데 큰 공헌을 하죠.

물론 전에도 대화면 스마트폰이 없었던 것은 아닙니다만 이들은 기존의 스마트폰에 큰 화면과 케이스를 씌우고 적당히 조정하고 바꾸는 정도로 제품을 내놓았던 것에 반해, 갤럭시 노트는 플래그십 모델이라는 컨셉으로 밀고 나갑니다. 화면도 프로세서도 당시 가능한 최고 수준으로 선정하고, 결정적으로 와콤의 기술을 도입한 S펜으로 모바일 기기 가운데에서는 가장 좋은 필기감을 선보입니다. 


이는 갤럭시S 시리즈와 함께 삼성전자의 플래그십 스마트폰 양대 산맥으로 군림하며 이후 태블릿까지 라인업을 확장하면서 11종이나 출시하게 됩니다.



흥미롭게도 애플 아이폰의 직간접적인 영향을 많이 받은 스마트폰들과는 다르게 갤럭시 노트 시리즈는 반대로 애플에게 영향을 준 제품입니다. 꾸준하게 대화면 스마트폰을 출시하고 시장의 잠재력을 증명한 삼성전자 덕분에 패블릿이라는 새로운 장르가 생겼고, 대한민국 뿐만 아니라 미국, 중국의 다양한 제조사들이 패블릿 제품군을 말 그대로 쏟아냈습니다. LG 뷰 시리즈는 스타일러스를 넣어서 출시했고 샤오미는 자사 제품에 '노트'라는 이름을 붙입니다[각주:1].


결국 애플도 대세를 거부하지 못하고 2014년의 아이폰6부터 +라는 명칭을 덧붙여 패블릿을 내놓았습니다. 재미있게도 작은 스마트폰보다 패블릿 쪽에 더 높은 제원을 적용하는 것 또한 똑같습니다. 디지털 기기에서 아날로그적인 감성을 내세우는 S펜을 태블릿에 탑재한 갤럭시 노트 태블릿 제품 또한 애플에게 영향을 줘서 아이패드 프로에서 옵션으로 펜을 쓸 수 있게 해놓았습니다.


스마트폰 분야와는 정반대의 현상이 일어난 것이죠. 갤럭시 노트 시리즈는 삼성전자가 자랑해 마지 않을 성과일 것입니다.



하지만 경쟁이 격화되는 부작용도 일어납니다. 실제로 애플은 아이폰의 + 패블릿 제품군을 꽤나 많이 팔아치웁니다. 2014년의 아이폰6+ 시절에 비해 올해 6s+에서는 패블릿에 대한 선호도도 높아졌고 특히 동북 아시아 시장에서 많은 사랑을 받은 것으로도 유명합니다. 오죽하면 아이폰의 + 제품들은 중국 시장을 위한 서비스라고 할 정도죠. 이 밖에도 LG전자나 샤오미, 화웨이 등은 아예 주력 제품을 패블릿으로만 출시하는 사태까지 일어납니다.


그렇다고 갤럭시 노트 시리즈가 여기서 가만히 있을 필요는 없겠죠. 애플을 비롯한 모든 경쟁사가 패블릿 시장에 참여했다는 것은 갤럭시 노트 시리즈가 보여주는 리더십이 옳았다는 것을 상징하는 일이기도 하고요. 갤럭시 노트 시리즈가 해야 할 일은 어쩌면 명확합니다.


우선 그동안의 오랜 경험을 바탕으로 갤럭시 노트 시리즈의 정체성을 강화할 필요가 있습니다. 삼성전자가 만들어내는 하드웨어의 완성도는 여전히 높고 화면이 더 큰 패블릿 제품군에게 있어서 작은 스마트폰과는 달리 생산성이라는 개념을 적용, S펜을 만들어 낸 것은 지금 봐도 훌륭한 결단이라고 생각이 듭니다. 여전히 노트 시리즈가 다른 패블릿 제품과는 차별되는 부분이기도 하고요. 갤럭시 노트는 역시 S펜이죠.



이용자들 또한 현재 S펜의 하드웨어에 대해서는 부족함을 말하지는 않습니다. 부족한 건 S펜을 위한 소프트웨어가 아닐까 생각이 듭니다. 물론 갤럭시 노트라는 제품 안에서 S펜을 쓰는 부분에 대해서는 그동안 꾸준한 발전이 있었습니다.


이 글에서 말씀드리는 건 그 밖에서 쓰는 이야기죠. 즉, S펜을 이용한 노트를 하나의 범용 툴로 만들 필요가 있습니다. 굳이 갤럭시 노트가 아니더라도 다른 안드로이드 스마트폰, 윈도우 PC나 맥, 심지어 경쟁사 제품인 아이폰이나 아이패드에서도 쓸 수 있게 툴을 제공하는 것이죠.


지금까지는 갤럭시 노트에서 S펜을 쓰고 저장하는데에만 집중했다면 이제는 S펜을 통해 만들어 낸 다양한 결과물을 다양한 플랫폼의 다른 제품에서 폭넓게 활용할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타사의 PC나 모바일 기기에서도 S펜으로 만든 결과물을 온전히 공유하며 이를 고치거나 그림이나 필기 등을 덧붙일 수 있게 하는 거죠.


그럼 갤럭시 노트에게 무슨 이득이 있냐고 하시는 분들도 계시겠지만, 이 툴을 모든 플랫폼에서 쓴다고 해도 아날로그 감성을 충분히 살릴 수 있는 훌륭한 필기감을 가진 갤럭시 노트의 S펜으로 쓸 때 최선의 결과물이 나오는 건 당연한 일입니다. 이는 갤럭시 노트와 S펜의 위력을 경험해 보지 못한 이들에게 자연스러운 홍보가 됨과 동시에 S펜에 대한 필요성을 자극하는 이유가 되기도 합니다. 반대로 갤럭시 노트를 쓰고 있다면 S펜 때문에 다른 기종을 선택할 수 없게 하는 역할도 하죠.

다시 한번 말하지만 결국 S펜입니다.
갤럭시 노트는 말이죠. 최대한 많은 이들로 하여금 그 편리함과 느낌에 대해 궁금하게 하고 여기에 매료된 사람들을 붙잡아 둘 수 있다면 성공인 것이죠.

하지만 여기에는 걸림돌이 있습니다. 바로 소프트웨어 개발에 대한 부분이죠. 다양한 플랫폼을 지원하는 쓸만한 S노트 소프트웨어를 만드는 일은 결코 쉽지 않습니다. 그동안 삼성전자는 특히 소프트웨어 부문에서 좋은 결과를 낳지 않았던 것 또한 문제고요.


하지만 갤럭시 노트에 프라이드를 갖고 있고 그에 수반되는 의지, 그리고 개방적인 마음이 있다면 시간은 걸리겠지만 가능하지 않을까요? 게다가 삼성전자에게는 뛰어난 기술력과 한참 붐을 타고 있는 삼성 페이와 기어 S2도 있습니다. 갤럭시 S6 엣지+의 지원 사격은 말할 것도 없고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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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펜이 없음에도 [본문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