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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런던에서 열린 삼성 프리미어 2013 행사를 통해 갤럭시와 ATIV 브랜드의 많은 제품들이 공개되었습니다. 갤럭시 시리즈야 갤럭시S와 노트 시리즈를 앞세워 최고의 인기를 자랑하고 있어 앞으로 갈 길이 어느 정도 보입니다만, 반대로 여러가지 어려움에 앞이 잘 안 보이는 분야는 오히려 ATIV가 담당한 PC 시장입니다.
전통적인 PC 시장의 강자들은 여기에 대해 다양한 대안을 내세우고 있습니다.


삼성전자의 대안은 이번 삼성 프리미어에서 발표한 ATIV 다섯 모델에 요약된 것이 아닐까 합니다. 위 사진을 보시면 알겠지만 슬레이트형 태블릿은 TAB으로, 기존의 노트북 형태는 BOOK으로, 컨버터블 태블릿은 Q로 정리되었습니다. Q를 제외한 다른 기종에 붙은 숫자는 모델의 등급으로, 높을수록 고급에 해당합니다.



새로운 가치

PC 시장이 부진한 이유에는 외부에서 기인한 원인도 있지만 반대로 PC 자체의 문제도 있었습니다. 수십년간 디지털 시장을 지배하면서 사람들에게 너무 익숙해짐에 따라 오래된 것, 유행에 뒤처진 것 등의 이미지를 갖게 된 것이죠. 유행에 민감한 젊은 세대들이 PC와 다른 디바이스를 찾아 나서게 된 것도 당연합니다.

여기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PC에게 지금까지와는 다른 가치를 부여해야 합니다. 아이폰이 기존의 PDA폰이나 스마트폰에 세련된 정전식 터치스크린 UX와 체계적인 앱 유통채널을 제공하여 새로운 시장을 만들어낸 것처럼 PC 또한 적적하게 새로운 가치가 부여된다면 생명 연장의 꿈은 이뤄질 수 있겠죠.
PC 업계의 두 거인인 인텔은 울트라북을 내놓았고 MS는 윈도우8을 출시했습니다. 좀 늦었다 싶은 이들의 대응은 어느 정도 효과를 발휘하거나 오히려 혼란에 빠뜨리는 경우도 있었습니다. 각 제조사들 또한 두 거인만 믿진 않고 각자 노력을 했죠.

이 가운데 삼성전자는 이번 삼성 프리미어에서 자사의 새 PC 브랜드인 ATIV를 대대적으로 알리고 그에 걸맞는 새로운 가치가 부여된 제품을 발표합니다.


가장 눈에 띄는 ATIV Q와 ATIV 북 9 플러스의 경우 타사에서는 찾기 힘든 3200x1800이라는 초고해상도를 도입하고 ATIV 브랜드의 PC와 갤럭시 시리즈의 모바일 기기를 효율적으로 연결하여 원격 조작 및 데이터 전송이 가능한 사이드 싱크 기술을 선보입니다.

특히 ATIV Q에는 윈도우8 뿐만 아니라 안드로이드 OS까지 함께 이용이 가능하도록 하여 스마트폰에서 쌓은 리소스를 PC에서도 쉽게 이용할 수 있게 하였습니다.
데스크탑 PC를 대체할 올인원 모델 ATIV One 5에는 간이 퍼스널 클라우드 시스템을 제공합니다.

이렇게 새로 부여한 가치들이 현 시점에서 얼마나 이용자에게 유용할지에 대해서는 아직 해결할 사항들이 있습니다만, 중요한 것은 이제 삼성전자가 규칙을 만들고 그에 따라 움직이고 있다는 점입니다.


태블릿 UX에 적극적인 대응

탐색전에 가까웠던 작년의 ATIV 스마트 PC 모델들과는 다르게 올해는 작정하고 나온 듯한 아티브Q를 필두로 태블릿 UX를 이용하는 터치스크린 PC가 많이 나왔습니다. 이번에 공개된 ATIV 5종 가운데 4종이 터치 가능한 제품일 정도죠.

이는 어떤 식으로든 가든 터치스크린은 앞으로 UX에 있어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한다고 내부적인 입장을 정리한 까닭이 아닐까 합니다. 특히 여기에 갤럭시 노트 시리즈에서 각광받았던 S펜도 이번에 나온 모델 가운데 2종에 채택했습니다.

아티브Q가 보여준 유연한 변형 기구를 통해 태블릿 제품에 대한 관심을 환기하고 터치스크린과 S펜의 조합을 통해 타사 제품과는 다른 삼성만의 것을 구현하기 위한 노력이 아닐까 합니다.


흥미로운 것은 그렇다고 해서 전통적인 키보드와 포인팅 디바이스를 포기하진 않았다는 점이죠. 아티브Q에는 공간의 제약에도 불구하고 옵티컬 트랙포인트가 들어갔고 아티브 탭3에는 키보드 커버케이스가 벌써 준비되어 있었습니다. 아티브 북 9 시리즈는 말할 것도 없고 말이죠.


닮아가는 갤럭시와 ATIV

제품의 기능과 성능 뿐만 아니라 디자인도 중요한 요소라는 것은 이미 많은 업체들이 증명한 바 있었습니다. 하지만 삼성전자의 경우 휴대폰, 태블릿 등을 만드는 사업부와 PC를 만드는 사업부는 서로 달라서 뭔가 통합된 이미지를 보여주기에는 힘들었죠. 그런데 이번에는 이 둘의 거리가 훨씬 가까워졌습니다.

태블릿을 올려놓은 듯한


이전의 베스트셀러였던 시리즈 9을 이어받은 아티브 북 9 시리즈의 디자인은 거의 그대로지만, 아티브 원5나 아티브 탭3는 기존의 갤럭시 시리즈, 특히 태블릿 제품들과 많이 닮았습니다. 새로운 시장에 도전하는 아티브Q는 독자적인 스타일이긴 하지만 그렇다고 너무 이질적이지도 않죠.

앞에서 잠깐 이야기한 모바일 기기와 PC 사이의 원격 조작 및 데이터 전송을 위한 사이드싱크 또한 기존의 PC 제품군은 지원되지 않고 ATIV 제품에서만 기본 제공된다는 것도 시사하는 바가 큽니다.


경계는 없다


현재 갤럭시와 ATIV라는 브랜드로 나뉘어져 있긴 하지만 앞으로도 이들 사이가 지금처럼 확실하게 나뉠 수 있을지는 의문입니다. 작년에 ATIV라는 이름을 처음 알린 윈도우8/RT 태블릿 PC인 스마트PC와 스마트PC 프로의 경우 PC라는 단어가 분명하게 붙어있습니다만 올해의 아티브 신제품에는 PC라는 이름이 아예 없습니다. 발표 중에도 거의 언급되지 않고 말이죠.


당장 아티브Q의 경우 안드로이드를 내장했기 때문에 과감하게 말한다면 갤럭시 노트 8.0 등 안드로이드 태블릿 컴퓨터와도 직접적인 비교를 하는게 가능합니다. 현재는 아직 부족하지만 차후 콘텐츠가 더 늘어나면 ARM 프로세서에서도 x86과 큰 차이없이 윈도우와 그 콘텐츠를 구동할 수 있을 것입니다. 그만큼 PC = x86 프로세서와 윈도우의 조합이란 개념은 예전처럼 굳건하지 않습니다.

그런 흐름 속에서 ATIV라는 브랜드로 기존 PC 부문을 재편성한 삼성전자의 움직임에 관심을 갖지 않을 수는 없는 것이죠.




자, 이제 마무리하겠습니다. 시간이 부족해 다소 거칠게 정리해 본 이야기입니다만 과연 여러분께도 설득력이 있었는지는 모르겠습니다. 앞에서 이야기한 내용들이 얼마나 맞을지는 모르겠지만, 적어도 삼성전자의 PC 부문이 큰 변화를 겪고 있다는 것만큼은 사실이 아닐까 합니다. 이들의 노력이 어떤 결과를 맺을지 기대해 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