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갤럭시 노트하면 갤럭시S 시리즈와 함께 삼성전자의 모바일 분야를 떠받치는 양대 플래그쉽 모델의 이름입니다. 특히 태블릿과 스마트폰의 중간자적인 존재인 패블릿(phablet)이라는 틈새 시장을 개척한 기념비적인 존재죠.

갤럭시 노트가 다른 패블릿 제품군과 다른 점은 뭐니뭐니해도 S펜 때문입니다. 첨단 디지털 기기에 필기라는 아날로그적인 감성을 가져온 S펜은 당시 낯선 패블릿 제품군이 가지는 장점을 경험해 보지 못한 이들조차도 갤럭시 노트에 선뜻 눈을 돌리게 해놓았고, 이는 시장에서의 성공으로 이어집니다.

이러한 S펜의 성공에 고무된 삼성전자는 태블릿 라인업인 갤럭시탭 시리즈에도 S펜을 포함시켜 갤럭시 노트 10.1이라는 새로운 태블릿 제품군을 발표합니다. 이 제품 또한 필기라는 특성으로 흔하디 흔한 안드로이드 태블릿 시장에서도 독특함을 내세울 수 있게 되었죠.

그런 갤럭시 노트가 대한민국에만 벌써 4종이 발매되었습니다. 원작인 갤럭시 노트와 갤럭시 노트2와 같은 패블릿 2종과 태블릿 라인업인 갤럭시 노트 10.1과 갤럭시 노트 8.0이죠. 그런데 재미있는 것은 이들에게 장착된 S펜은 모두 다르다는 점입니다. 어떻게 달라졌는지 지금부터 살펴보죠.


시리즈의 큰 형님 뻘인 갤럭시 노트에 들어간 S펜입니다. 첫번째 S펜답게 기본에 충실하게 되어 있죠. 접촉 여부만 판단 가능한 일반 정전식 터치스크린용 펜과는 다르게 256단계의 필압을 갖고 있으며 S펜 버튼을 내장하고 있습니다. 본체에 내장해야 한다는 문제 때문에 매우 얇은 두께를 갖고 있죠.


이 첫번째 S펜은 예전의 감압식 터치스크린 시절의 스타일러스 펜을 무척 닮은 모양을 하고 있습니다. 당시에는 휴대성만을 중시해서 극도로 얇은 스타일러스만 제공했기 때문에 연필이나 볼펜에 비해서는 잡기에 불편했고 모양이 둥그렇기 때문에 굴러가서 문제가 되는 경우도 있었습니다. 이러한 단점은 갤럭시 노트의 S펜에도 어느 정도 있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S펜이 주는 획기적인 UX의 변화는 대환영을 받고 갤럭시 노트는 시장에서도 성공합니다. 이는 갤럭시 노트 시리즈를 하여금 원래의 패블릿 계열이 아닌 태블릿 분야로 확장되게 합니다.


우리나라에서 기존의 갤럭시탭 라인업을 대신하며 나온 갤럭시 노트 10.1은 그 넉넉한 본체 크기로 인해 S펜은 전작 갤럭시 노트에서보다도 더 좋은 쓰임새를 보여주게 됩니다.

전작에 비해 많은 발전이 있었죠. 우선 256단계만 가능하던 필압이 1024 단계로 올라가 좀 더 세밀한 입력이 가능하게 되었습니다. 이 1024 단계의 필압 감지는 후속 기종인 갤럭시 노트2와 갤럭시 노트 8.0까지 이어집니다.

노트 10.1의 S펜은 전작과 마찬가지로 내장형이지만 본체 자체가 훨씬 크다보니 보다 두껍고 길이도 길어졌습니다. 덕분에 S펜을 쥘 때의 느낌이 훨씬 나아졌죠. 모양도 원형으로 된 덕분에 잘 굴러다니던 전작의 S펜과는 달리 부드럽게 각을 이루고 있어 분실의 위험도 덜합니다.
그리고 이때부터 S펜을 빼고 넣는 것을 본체에서 감지하여 연계 동작을 지정하는 것이 가능해졌습니다. 페이지버디를 실행하는 것이 대표적인 예죠.


하지만 노트 10.1의 S펜을 다른 S펜들과 가장 다르게 만들어주는 것은 바로 시리즈 유일하게 펜촉을 교체할 수 있다는 점입니다. 전작인 갤럭시 노트의 S펜이 잘 미끄러지는 편이었다는 평가 때문인지 몰라도 덜 미끄러지는 고무 펜촉과 잘 미끄러지는 느낌의 플라스틱 펜촉 2종을 여분으로 제공함으로써 이용자의 편의를 도모합니다.


하지만 갤럭시 노트 10.1은 아무래도 태블릿 계열인지라 크게 관심을 받지 못한 부분이 있죠. 앞에서 설명한 S펜의 특성이 대중의 관심을 본격적으로 받게 된 것은 갤럭시 노트2의 발표 이후였습니다.

갤럭시 노트2의 S펜은 노트 10.1 때보다는 작아지긴 했지만 그 장점들은 대부분 그대로 이어받았습니다. 1024단계의 필압이나 S펜 탈착 감지, 사각에 가까운 모양으로 굴러감 방지 등은 잘 남아있습니다. 사각이긴 하지만 손에 닿는 부분은 부드러운 곡선으로 구성되어 부담을 덜었습니다.
다만 펜촉 교체는 불가능하고 플라스틱 펜촉이 들어가 있습니다만, 원작의 지나치게 미끄러지는 느낌은 아니고 적당하게 조정되었습니다.


드디어 가장 최신인 갤럭시 노트 8.0의 S펜입니다. 우선 겉으로는 두가지 색상의 조합이 아닌 하양으로 전부 칠해졌고 전반적으로 곡선화되었습니다. 노트2에 비해 본체가 큰데도 불구하고 길이는 거의 같고 두께는 더 얇아졌는데, 쥘 때의 느낌은 큰 차이가 없습니다. 아마도 불필요하다고 판단된 부분을 쳐낸 것 같네요.

제원 측면에서는 노트 10.1이나 노트2와 비슷합니다만 중요한 필기감은 좀 달라졌습니다. 완전한 고무는 아니지만 좀 더 잘 미끄러지는 S펜이라고나 할까요? 노트 10.1의 고무 펜촉과 노트2의 플라스틱 펜촉 그 가운데의 느낌입니다.

그리고 갤럭시 노트 8.0에도 시리즈 역사상 최초로 가능해진 것이 있습니다. 바로 하단의 터치식 메뉴/돌아가기 버튼까지도 S펜으로 조작이 가능해졌다는 것이죠. 갤럭시 노트 10.1의 경우 하단의 물리 버튼이 없으니 제외하고 갤럭시 노트와 노트2의 경우 손가락 터치없이 S펜으로 대부분의 조작이 가능해 좋았는데 하단의 터치 버튼은 S펜과 반응하지 않았거든요. S펜을 자주 쓰는 분들에게는 이거 생각보다 편합니다.




지금까지 우리나라에 나온 4종의 갤럭시 노트를 통해 S펜이 변해온 모습을 살펴봤습니다. 이대로 마무리해도 되겠습니다만, 그래도 좀 아쉽죠. 그래서 알아봤습니다.




마무리 : 어떤 펜이 가장 좋을까?

수천명에게 설문 조사라도 하고 싶었지만 여건상 그건 안 되겠고 제가 주변에 있는 여러분들에게 직접 써보시라 하고 그 감상을 물어봤습니다.



우선 후보에서 제외된 것은 원조 S펜입니다. 첫번째긴 하지만 그만큼 아쉬움이 좀 많은 건 어쩔 수 없는 부분이기도 합니다만.

그 다음으로 좋은 펜으로 지목받은 것은 노트 8.0과 노트2의 S펜입니다. 전자는 마찰감이 있어서 종이에 쓰는 것 같은 느낌이 나서 좋고 후자는 빨리 써지기 때문에 좋다고 하시더군요. 두 펜이 좋다고 하시는 분들의 비율은 비슷했습니다.
그리고 노트 10.1(고무 펜촉)의 S펜 또한 최고는 아니지만 다른 펜과 비교해도 그리 나쁘지 않다는 의견들 주신 경우가 많았습니다.

다만 공통적으로 S펜 지원 소프트웨어가 지금보다 훨씬 많아져야 한다는 이야기를 하시더군요. 시간이 해결해 줄 일이긴 하지만 삼성전자 또한 자체 개발 뿐만 아니라 써드파티 육성에도 좀 더 힘을 내주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