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스토리 뷰


이제 카메라가 빠진 스마트폰을 보는 게 가능한 일일까? 단지 사진을 찍는 디지털 카메라와 달리 스마트폰은 말그대로 사진을 스마트하게 다루고 즐기는 다양한 재미를 주는 휴대 장치다. 가까운 가족과 친구, 여행지나 맛있는 음식, 사건 사고 등 다양한 주제의 사진을 언제나 휴대하고 있는 스마트폰으로 찍고, 이를 다른 사람과 공유하고 편집을 거쳐 색다른 사진으로 만들기도 하니까. 스마트폰을 들고 가는 거의 모든 장소마다 사진을 남기는 이들이 많은 만큼 카메라는 스마트폰의 전부는 아니더라도 매우 중요한 요소로 꼽는 것 중 하나일 수밖에 없다.

때문에 요즘 스마트폰 제조사들이 카메라에 상당 부분 공을 들이고 있다. 좀더 좋은 화질의 사진을 편하게 찍도록 부품이나 인터페이스 등 많은 노력을 기울인다. 갤럭시S2라고 예외는 아니다. 갤럭시S2는 800만 화소 카메라를 담았을 뿐만 아니라 복잡함을 덜어낸 간소한 인터페이스로 촬영의 편의성을 높이려 했다.

이용자가 원하는 대로 메뉴 설정하고 줌도 편한 인터페이스

갤럭시S2의 카메라 화면은 꽤 간소해졌다. 커다란 촬영 버튼 외에 사진/동영상 모드, 사진 보기, 그리고 전후 카메라 전환과 플래시 사용 여부, 설정 정도가 전부다. 초점 맞출 곳을 터치한 뒤 촬영 버튼을 누르거나 설정에서 터치하는 곳을 자동으로 촬영하는 방법은 종전과 다를 게 없지만, 인터페이스가 간소화되고 깔끔해진 덕분에 부담은 적어진 듯 하다.


그런데 흥미로운 사실은 이 인터페이스가 고정된 것이 아니라는 점이다. 이용자가 원하는 설정이 있다면 그 설정 위주로 인터페이스의 일부를 꾸밀 수 있는 것이다. 촬영 버튼이 있는 오른쪽은 불가능하고, 왼쪽만 변화를 줄 수 있다. 왼쪽 회색 막개 부분을 '꾸욱~' 누르고 있으면 기능을 상징하는 20개의 아이콘이 나타나는데, 이때 원하는 것을 끌어다 빈 상자에 넣으면 기능이 추가된다. 반대로 상자에 있던 것을 밖으로 빼내면 그 기능이 메뉴에서 제거된다. 물론 설정에 들어가면 해당 기능을 조정할 수 있지만, ISO 감도나 사진 효과, 노출 보정, 촬영 모드, 화질 등 주로 쓰는 기능이나 설정을 이렇게 빼놓으면 사진을 찍을 때 다루기 편하다.


또 하나 편한 부분은 줌이다. 갤럭시S2의 카메라 인터페이스에서 화면에 두 손가락을 대로 벌리면 확대, 오므리면 축소가 된다. 화소수를 낮춰야 줌을 쓰는 다른 스마트폰과 달리 800만 화소로 설정한 상태에서도 줌은 쓸 수 있다. 최대 4배까지다. 물론 광학 줌은 아니고 디지털 줌이다. 적당하게 쓰면 괜찮은 결과물을 얻을 수 있다.

빠르고 편한 촬영, 터치로는 어긋날 때도 있어

갤럭시S2에서 촬영 버튼을 터치해 사진을 찍어보면 곧바로 초점을 잡고 바로 저장한다. 이 속도만큼은 참 빠르다. 터치를 이용한 초점을 잡을 때도 피사체와 적당한 거리를 유지한 상태에서는 별 문제 없이 잘 잡힌다. 일반적인 환경에서는 초점과 관련해 별다른 문제가 없다.


어느 정도 광량만 있으면 사진을 찍는 데 큰 무리는 없다. 대부분의 스마트폰 카메라가 자연광에서 별다른 문제를 보이지 않는 것처럼 갤럭시S2도 깔끔한 사진을 남긴다. 무엇보다 800만 화소라는 특성 덕분에 피사체의 윤곽이 뭉개지지 않고 또렷하다. 특정 부분만 확대했을 때 세밀함이 살아 있다. 하지만 비가 내리는 흐린 날씨에서도 상대적으로 밝은 사진을 남기는 특성이 있는데, 촬영을 하면서 노출 조정은 해줄 필요는 있을 듯 싶다.


그런데 비교적 가까운 거리에서 터치로 초점을 잡지 못할 때가 있다. 초점이 맞았다는 연두색 마크가 떠도 실제로는 초점이 안맞고, 오히려 초점이 맞지 않은 빨간 마크에서 초점이 맞는 상황이 생긴다. 접사 기능이 약해서 생기는 문제보다 초점을 잡을 부분이 너무 어둡거나 밝은 곳이라도 너무 작아서 초점을 잡아야 할 곳의 인식 정도가 조금 떨어지는 것으로 짐작된다. 그와 비슷한 위치의 좀더 밝거나 큰 부분을 터치하면 곧바로 초점을 잡는 것을 보면 특정 조건에서 초점을 맞추지 못하는 것으로 보이는 데 이 부분에 대한 교정이 필요하다.

ISO는 800까지, 노이즈는 고민해야..

갤럭시S2는 ISO800까지 감도를 조절할 수 있다. 감도를 높이면 노이즈는 많아져도 광량이 적은 곳에서 사진을 찍는 데 도움이 된다. 대부분 ISO 자동에 놓고 찍어도 상황에 맞춰 적당하게 ISO를 올리긴 하지만 800까지 올리는 일은 드문 듯 싶다. 때문에 사진을 찍다가 광량이 부족하다 싶은 상황이면 직접 ISO 800으로 설정하는 편이 낫다. 물론 낮은 ISO보다 세밀함은 떨어지지만 셔터 속도는 확보할 수 있으니 플래시를 터트리지 않고 광량이 적은 곳에서 흔들림 없는 사진을 찍을 때 도움이 될 것이다. 참고로 밝은 대낮이나 조명이 밝은 실내처럼 광량이 충분한 곳에서는 ISO 32까지 낮춘다.

ISO를 800까지 올리는 일은 별로 없다


화이트 밸런스는 생각보다는 나쁘지 않은 편이다. 아래 사진은 노란 텅스텐 조명 아래서 흰 종이 위에 놓고 찍은 것이다. 화이트밸런스를 자동에 놓고 여러 장을 찍었는데, 거의 변함없이 같은 결과로 촬영했다. 다른 조명 아래에서 찍은 사진들도 크게 다른 특성을 보이진 않는다. 형광등 아래에서 생길 수도 있던 붉은 멍 현상은 이번 펌웨어 업데이트를 통해 개선된 듯 거의 보이지 않았다.


한 가지 난감했던 것은 빛이 부족한 부분을 촬영할 때 화면에 나타나는 장면을 볼 때다. 지하실을 내려가는 통로나, 또는 인공 조명이 있는 곳의 책상 아래처럼 빛이 부족한 상황에서 사진을 찍으려 화면을 보면 빛이 있는 부분과 빛이 없는 부분에 노이즈가 섞인 검붉은 경계선이 나타난다. 노이즈가 나타나는 상황은 어쩔 수 없을 것이다. 단지 검붉은 부분이 많이 보일수록 사진이 이상하게 나올 것 같아 찍으려는 마음을 접게 되는데, 이러한 심리적인 특성을 감안하여 어두운 부분에 대한 처리에 좀더 신경썼으면 싶다.


스냅샷 용도로는 나쁘지 않지만, 이런 점을 추가하면 어떨까?

사실 스마트폰에서 고성능 디지털 카메라의 모든 기능을 다 아우르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다만 스마트폰을 들고 가는 어떤 상황에서도 손쉽게 촬영하고 질 좋은 사진을 얻는 것은 누구나 바라는 부분일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복잡함을 없앤 인터페이스 설계는 충분히 칭찬할 만하다. 이용자가 필요한 기능만 모아서 쓸 수 있도록 한 점도 점수를 줄만하다. 하지만 터치 초점이 잘 안 맞는 문제와 암부 경계에서 검붉게 이글거리는 현상 등은 좀더 보완을 했으면 싶다.


이왕 보완을 할 계획이라면 이런 기능도 좀더 추가했으면 싶다. 보통 터치를 하면 초점을 잡는 데, 그 터치한 부분을 중심으로 노출을 고정하는 기능이 필요하다. 예를 들어 역광 상태에서 촬영할 때 어두운 부분에 초점과 노출을 맞추도록 설정하면 굳이 역광 모드를 선택하지 않아도 좀더 쉽게 사진을 찍을 수 있을 것이다. 더불어 노이즈를 덜 보이게 하는 이미지 프로세싱도 강화하길 바란다. 갤럭시S2로 찍은 사진의 노이즈가 아주 심한 편은 아니지만, 그래도 좀더 깔끔한 사진을 담고 싶은 게 솔직한 마음이다. ISO400 이상 촬영한 이미지의 노이즈를 줄이는 옵션을 넣는다면 아마도 좀더 자신있게 사진을 찍는 이들이 더 늘어날 것이다. 갤럭시S2의 처리 능력이라면 이 정도 이미지 프로세싱은 불가능하진 않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