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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기어/갤럭시 기어

삼성 워치폰의 과거

칫솔(chitsol) 2013. 8. 30. 11:00


요즘 스마트폰 이후에 보급될 웨어러블 컴퓨팅 장치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는 듯합니다. 덕분에 스마트 워치를 눈여겨 보는 이들도 많아진 것 같더군요. 아무래도 스마트폰과 다른 만듦새이고 손목에 차는 휴대 방식에 작은 화면의 조작성과 활용성을 극대화해야 시켜야 하므로 예전과 사용성이 다를 것으로 예상되다보니 어떤 쓰임새가 있을 지 궁금하게 만듭니다. 사실 이미 판매 중인 여러 스마트 워치가 보여 준 사용성에 비해 삼성을 비롯한 여러 제조사가 앞으로 내놓을 제품이 얼마나 다를 것인지 기대를 갖는지도 모르지요.

하지만 손목에 차는 스마트 워치 이전에 손목에 차는 전화기를 만들려는 시도도 적지 않았습니다. 손목 시계와 휴대 전화를 합쳐서 만들어진 '워치폰'으로 검색하면 정말 다양한 제품 이미지를 찾아볼 수 있는데요. 검색된 자료를 뒤져보니 삼성도 워치폰을 선보였더군요. 그런데 한두 개에 그칠 줄 알았는데, 의외로 4개의 제품이 검색되더군요. 곧 열리는 IFA에서 선보일 새로운 웨어러블 장치는 이러한 워치폰과 비교할 수 없겠지만, 손목에 두르려는 장치의 역사를 가볍게 둘러보는 것도 좋을 듯 싶어 워치폰의 과거를 가볍게 정리해 봤습니다.

SPH-WP10(1999년 출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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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9년에 공개했던 세계 최초의 손목시계형 휴대 전화입니다. 손목에 차는 형태의 전화지만, 통화를 할 수 있는 기능을 모두 갖고 있었죠. 음성으로 전화를 걸 수 있었고, 전화가 오거나 알림이 있으면 진동으로 알려주기도 했습니다. 분명 눈길을 끄는 제품이긴 했는데, 실용성이 높아 보이진 않습니다. 이 워치폰으로 전화를 받을 때 스피커폰을 귀에 가져다 대는 방식이었거든요. 그렇지 않으면 소리가 들리지 않았다고 하네요. 공개는 했으나 실제 판매는 거의 이뤄지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SPH-S100(2001년 공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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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출처 : http://www.cnonline.org/2002/article/2220.html


자료에 따르면 2001년 CES에서 공개된 것으로 알려진 이 제품은 두 번째 워치폰입니다. 2002년 봄에 실제 판매를 하면서 첫번째 워치폰으로 소개한 곳도 있더군요. 아무튼 삼성의 두 번째 워치폰인 S100은 1900MHz의 미국 통신 시장을 겨냥해 제품을 내놨는데요. 배터리를 포함해 48g으로 비교적 가볍다는 평을 받았고 80분 연속 통화와 이틀 동안 충전 없이 대기할 수 있었습니다. 터치스크린 화면이 아닌 탓에 4방향 조이스틱으로 숫자나 문자 테이블을 옮겨가며 전화번호와 문자를 입력했고 작은 화면에서 통화 목록과 연락처 등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일정, 알람, 계산기, 초시계 등 기능에 목소리로 전화를 거는 음성 다이얼링도 있었지만, 역시 스피커폰을 이용한 음성 전화 기능은 불편할 수밖에 없었고 기즈모도에선 실패한 10대 가젯 중 하나로 꼽았더군요.

삼성 워치폰 2003(2003년 4분기 취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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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H-S100보다 더 많이 눈에 띄지만, 모델 번호가 없고 실제 출시는 되지 않았던 제품이더군요. 화면과 버튼 구성이 S100과 비슷한 것을 보면 그 제품의 개선형인 것은 분명한 듯합니다. 가장 눈에 띄는 것은 역시 컬러 화면. 2003년에 공개한 제품이지만, 이 제품은 OLED를 채용했다는 것이 가장 눈에 띕니다. 256가지의 색에 96x64 픽셀을 표시하는 정도였지만, 흔하지 않은 기술을 채택한 것만은 눈여겨 볼만 했지요. 이 제품은 GSM 900MHz와 1800MHz에서 통신을 할 수 있었고 연속 통화는 90분, 80시간의 대기 시간을 갖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이 제품이 공식 판매되었다는 기록은 없고, 2003년 4분기에 취소된 것으로만 알려졌네요.

삼성 S9110 (2009년 7월 출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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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안 소식이 잠잠하다가 2009년에 또 하나의 워치폰을 출시했습니다. S9110은 확실히 예전보다 더 커진 화면과 좀더 직관적인 인터페이스를 갖춘 제품이었죠. 이전보다 만듦새도 고급 시계처럼 보일 정도로 확실히 좋아졌습니다. 1.76인치 터치스크린을 이용해 입력이 쉬워지긴 했습니다만, 지금의 스마트폰처럼 편한 이용 환경이라고 할 수는 없었죠. 화면 해상도는 176x220, 256가지 색을 표시할 수 있었는데요. 기능은 조금 늘어났습니다. 과거에는 통화나 가벼운 일정 정도만 확인했는데, 이 제품은 MP3 플레이어를 위해 40MB의 내장 메모리도 넣었고 환율 변환이나 음성 메모 같은 기능들이 추가 됐습니다. 연속 통화 시간은 4시간 15분, 대기시간은 300시간으로 확실히 나아졌지만, 역시 휴대 전화가 핵심이었던 제품이었죠.

손목 전화에서 벗어날까?

사실 지금 소개한 워치폰은 그 어느 것도 성공했다고 말할 만한 제품들이 아닙니다. 최초의 손목시계형 전화로써 기술력을 과시하거나 당시 나왔던 최신 기술의 부품이 들어간 상징성을 가진 제품일 뿐이지요. 이들 제품이 성공하지 못한 것은 낯설어서라기보다 손목에 차는 전화가 보여주어야 할 기본적인 이용자 경험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한 탓이 큽니다. 전화기가 멀리 떨어진 상대방과 소통을 하기 위한 도구라는 점을 감안하면 이 제품들은 모두 통화를 하는 데 불편했던 것이지요.

이제 곧 새로운 제품이 나옵니다. 역시 손목에 차는 제품, 흔히 말하는 스마트워치 계열이라고 합니다. 샘모바일 같은 곳에서 전하는 소식을 추려보면 전화 기능은 빠질 것으로 보이고, 대신 손목에서 다양한 활용성을 할 수 있도록 광대역 네트워크에 연결된 장치가 될 것이라고 하네요. 어떤 사용성을 보여줄까요? 독일에서 그 실체를 직접 확인하게 되면 이야기를 이어가도록 하겠습니다.